중기중앙회장, 기자들과 만나 입장 표명
"중소기업은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해"
"무리한 적용, 중대 재해 예방 도움 안돼"
"범정부 중대재해예방 로드맵 마련 필요"
[서울=뉴시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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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민욱 기자 =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김기문 회장은 20일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의 50인 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과 관련해 "최소 2년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대로면 내년 1월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중처법이 시행된다"며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예 여부를 논의한다고 한다. 국회가 중소기업계의 절실한 목소리를 반영해 꼭 유예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무기한 유예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철저한 준비를 위해선 최소한 2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대로 소규모 사업장까지 법이 적용되면 많은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한다"며 "중소기업은 사업주가 영업, 생산, 경영 등 1인 다역을 수행하고 있다. 사업주가 구속되거나 징역형을 받아 부재시 폐업 가능성이 크고 근로자도 일자리를 잃게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은 사업주가 대부분 실질적으로 사업장을 총괄·관리하고 있다. 근로자의 사고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징역형 등 처벌을 받고 있다"며 "이미 충분히 강한 처벌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중처법까지 무리하게 적용하는 것은 중대재해 예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들이 중처법 준비가 여전히 미흡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여전히 대다수 중소기업들의 준비가 미흡하다. 지난 8월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50인 미만 사업장의 80.0%가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고 했다. 85.9%는 '유예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며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중대재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사업주에게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50인 미만 기업의 경우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정부 컨설팅을 받거나 설명회에 참석해도 이해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안전 전문인력을 채용하려고 해도 대기업 등이 이미 대거 채용해 중소기업은 전문이력을 구하기 쉽지 않다. 인건비 부담도 크다"며 "건설업의 경우 하도급 업체가 적정한 공사기간과 안전보건관리비를 보장받지 못하도록 만드는 최저가 낙찰제 등 구조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중처법을 준수하기 어렵다. 공공부문에서조차 최저가 낙찰제가 만연한 것이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또 "정부가 노력하고 있지만 50인 미만 사업장 수가 83만여개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컨설팅 등 지원을 보다 빠르고 과감하게 시행했어야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처법이 유예된다면 범정부 예방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범정부 차원의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 예방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안전보건관리 인력 지원사업을 신설하고 공공부문 발주공사부터 가격 중심의 입찰제도를 최소화하는 등 건설공사 입찰과 낙찰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며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 등 분야에도 정부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계도 자체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등 안전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며 " 정부 컨설팅을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27일 시행된 중처법은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 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 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50인 미만 중소기업에는 법 적용이 2년간 유예돼 내년 1월27일부터 시행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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