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
최근 하향 추세였던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조선주 주가가 수혜 기대감에 함께 뛰고 있다. 업황 개선세가 장기화되면서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로 눌려있던 조선주에 국제유가 급등이 돌파구가 될 지 주목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실적이 시장 우려보다는 양호하겠지만 경기 등의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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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오르자 함께 뛴 조선주…그간 업황 피크아웃 우려에 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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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개발한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조감도/사진=뉴스1(한화오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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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1시30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 대비 2800원(11.43%) 오른 2만7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3%대,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이 2~3%대 상승 중이다.
이날 상승은 국제유가 급등 영향이 크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급락해 배럴당 72.90달러에서 마감했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 가격은 하루만에 4% 넘게 급등해 배럴당 75.89달러로 마쳤다. 주요 산유국의 모임인 오펙플러스(OPEC+)가 감산 연장을 고려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상승은 통상 조선주 주가에 호재다. 석유업체 매출 확대로 이어져 고부가 선박 발주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주 주가는 3분기 들어 최근까지 약세 흐름을 이어 가고 있다. 상반기는 업황 개선 속 주가가 좋았지만 대부분이 지난 7~8월에 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월17일 장 중 13만원까지 솟았다가 현재 1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8월2일 장 중 9470원을 찍은 후 현재는 7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주가를 짓누르는 것은 수주잔고 확대에 따른 업황 피크아웃 우려다. 이날 삼성증권에 따르면 신조선가 지수는 직전 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한 177로,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는 모두 2~3년치 이상의 수주잔고를 유지하고 있다. 업황 자체로만 보면 긍정적이지만, 개선세가 장기화되자 정점을 지날 것이라는 우려가 함께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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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양호한 실적 이어질 듯, 주가는 경기 등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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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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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업황 피크아웃 우려가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 아직 수주잔고가 많이 쌓여 있어 내년 실적이 올해보다 소폭 줄어드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을 보인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선대 공급 부족이 계속돼 왔던 원유탱커(COT) 발주 사이클이 시작됐고, 규모는 작년 대비 감소하겠지만 선가가 꺾이지 않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도 견조한 수주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컨테이너선과 LNGC의 발주 감소로 인해 내년 전체 수주 규모는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수주 피크아웃에 대한 시장의 과한 우려보다는 양호한 수준의 수주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조선가 강세도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 조선사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선별 수주 정책은 지속된다"며 "올해 신조선가 지수가 11개월 연속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 조선사들의 선별 수주 증거로, 이는 선가 강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는 근거"라고 했다.
다만 업황 강세 요인이 이어진다고 해서 주가도 연동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조선주는 경기 민감주로 전반적인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데, 최근 미국 경기 지표 등은 경기 둔화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과거 조선주 주가 흐름도 단순히 실적 개선에 연동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0년간의 조선 업종 주가는 적어도 단기적 관점에서는 실적 개선이 반드시 주가 상승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익이 개선된 9번의 사례 중 주가도 상승한 경우는 5번, 이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한 경우는 4번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고 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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