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들 이·팔 전쟁에 분노, 원유 카르텔 다시 활기"…
"산유국 감산으로 유가 배럴당 80~100달러 유지 목적"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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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의 협의체인 OPEC+가 이달 말 회의에서 추가 감산을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파로 17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4%대 급등을 나타냈다.
로이터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OPEC+가 오는 26일 회의에서 원유 생산량 추가 감축을 논의할 예정이고,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원유 감산을 내년까지 연장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FT는 "OPEC+ 추가 감산 논의의 주요 원인은 유가 하락세지만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에 따른 가자지구의 위기 심화가 산유국들의 분노를 키웠다"며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촉발된 중동 갈등이 추가 감산 가능성을 키웠다고 짚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중동 원유) 카르텔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쿠웨이트, 알제리, 이란 등이 이번 분쟁에 가장 동요하는 OPEC 회원국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OPEC 고위관계자는 FT에 "걸프 지역의 지도자들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어떤 식으로든 대응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분노와 압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산유국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번 분쟁에 대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사우디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77달러로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사우디 정부가 일평균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내년 봄까지 연장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 메모를 통해 "OPEC은 내년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너무 많이 떨어지지 않도록 가격 결정력(감산)을 사용해 유가가 80~100달러 사이에서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7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1주일 간 런던 ICE 선물 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 가격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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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소식통은 "OPEC+ 산유국들은 기존의 감산 조치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 이번 회의에서 더 많은 감산 조치를 시행할 수 있는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 2명은 "(이전보다) 더 깊은 감산이 논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의 크리스티안 말렉은 "OPEC+는 내년 상반기에 '잠재적 수요 약세'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100만 배럴 추가 감산을 단행할 수 있다"며 "사우디는 다른 회원국들과 추가 감산의 부담을 분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OPEC+는 지난해 10월 일평균 2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올해 4월부터는 일부 회원국이 일평균 166만 배럴 규모의 추가 감산을 결정했고, 사우디는 지난 7월부터 일평균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에 돌입했다.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 기한은 올해 말까지다.
한편 산유국의 추가 감산 가능성에 1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4.10% 급등한 배럴당 75.89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4.13% 뛴 배럴당 80.62달러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최근 중동 갈등 확대 우려에도 하락세를 보였었다. 전날에는 미국 원유 재고 증가, 산업활동 둔화 등으로 5% 가까이 급락하며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날은 산유국의 추가 감산 가능성에 다시 급등으로 전환, 8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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