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국 주식 피해야 돈 버는데…영향력 매우 커 쉽지 않아"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투자상품이 관심을 끌고 있지만 신흥국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매우 커 이를 완벽히 피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중국 주식 피해가기 전략이 승리의 비법…하지만 쉽지는 않다' 제하 기사에서 올해 신흥시장 주식투자자들이 중국을 피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홍콩 증권거래소 |
중국 증시는 경제의 불안정과 해외 투자자들의 철수, 중국 내 소액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기피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주식을 제외한 상장지수펀드에 관심이 높아졌다.
중국 제외 신흥시장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를 추종하는 블랙록의 iShares ETF는 올해 들어 자산규모가 두 배 이상 증가해 현재 76억 달러(약 9조8526억원)에 달한다. 유사한 전략을 취하는 타사의 ETF들도 관리 자산이 두 배로 커졌다.
미국 연방 공무원과 군인들의 퇴직연금을 관리하는 트리프트 연금플랜도 680억 달러(88조1천688억원) 규모의 글로벌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연금 관리위원회는 내년에 중국과 홍콩을 제외한 글로벌 MSCI 벤치마크 지수 추종 펀드로 갈아탈 예정이다.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에 대한 노출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세계 두 번째 경제 대국인 중국이 아시아와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펀드매니저들은 중국이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이며, 중국이 이 지수에서 제외되더라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중국의 경제 및 정치적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아시아·일본 주식 부문 부책임자 히참 라바비는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주식이라는 게 실제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여전히 중국에 매우 많이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대만이 극단적인 예다. 10월 기준 MSCI 신흥시장(중국 제외) 지수에서 대만은 21%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과 미국이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화약고로 자주 거론되며, 거대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세계 두 초강대국 간의 긴장에 휘말릴 위험이 있다. 그러면서 무역의 5분의 1을 중국 본토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또 전 세계 국가의 중요한 무역 상대국이다. 신흥국 사이에서는 더욱 그렇다. 세계은행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다. 이들 국가는 모두 MSCI 신흥시장(중국 제외) 지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주식을 제외한 펀드에만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도 많지 않다.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켈리 매니저는 "고객들이 관심은 있지만 상품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이외의 신흥국 투자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 회담 직후 샤오미와 바이두, 콰이쇼우 등 중국의 IT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양국이 인공지능과 기술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 의견 조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에 대한 낙관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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