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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선거법 방치하면 ‘조·추·송 정당’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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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후보 등록인데, 與野 손 놓아

조선일보

그래픽=송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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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10 총선 예비후보 등록일(12월 12일)이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여야(與野)의 선거제 개편 논의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의석수와 상관없이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 의석을 배분하는 과거 방식 병립형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법안 처리의 키를 쥔 민주당은 아직 당의 입장을 결정하지 못했다. 여야가 선거법 개정에 합의하지 못하면 지난 총선 때 위성 정당과 가설(假設) 비례 정당 문제가 분출했던 현행(준연동형 비례제)대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선거법을 방치하면 최·미·겸(최강욱·윤미향·김의겸) 같은 극단 성향의 국회의원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조선일보

그래픽=송윤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16일 본지 통화에서 “2016년 20대 총선까지 유지됐던 단순한 비례제로 돌아가자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당은 언제든지 선거법을 개정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민주당이 논의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당의 입장을 이달 말까지는 결정해 여당과 협상할 것”이라고 했다. 야당 내 기류는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되 위성 정당 방지 조항 등을 신설해 보완하자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한다.

준연동형 비례제는 거대 양당 의석 독점을 막고 소수 정당 원내 진출을 촉진하자는 명분으로 2020년 21대 총선 때 처음 도입됐다. 그러나 최소 득표율(3%)만 달성하면 원내 진입이 가능한 허점을 노린 온갖 비례 정당이 난립했다. 지역구 의석이 많이 나오면 비례 의석에서 손해를 보는 제도이기에 거대 양당은 당초 약속을 파기하고 위성 정당(더불어시민당·미래한국당)을 세웠고, 선거는 걷잡을 수 없이 혼탁해졌다. 비례 정당이 무려 35개, 투표용지 길이는 역대 최장(最長) 48.1㎝였다. 비례 경쟁률도 20대 총선 3.36대1에서 6.64대1로 급증했다.

민주당은 표면적으로는 위성 정당 방지 조항을 촘촘하게 만들면 지난번 총선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의원 30명은 지난 15일 위성 정당 방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자고 밝혔다. 실제 모(母) 정당이 위성 정당과 선거 후 2년 내 합당하면 국고보조금을 삭감하거나(이탄희), 지역구에 공천하는 정당이 비례 후보를 의무적으로 내도록(민형배) 하는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그러나 여당은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전제로 하는 이런 논의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민주당이 위성 정당을 만들지 않더라도 ‘조·추·송(조국·추미애·송영길) 신당’ ‘이준석 신당’ 등의 등장과 이들의 의석 확보를 막을 방법은 없다. 민주당에서도 비례 정당 금지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 여당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시간을 끌다가 현행대로 선거를 하면 가장 큰 이득은 민주당이 볼 것”이라고 했다. 실제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지역구 163석을 얻었고 위성정당 시민당(17석)과 선거 직후 합당했다. ‘진짜 친문당’을 자처하며 비례 후보를 낸 열린민주당은 3석(5.42%)을 확보, 2021년 민주당과 합당했다.

야당이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한다고 결론 내리면 여당 역시 정당 방위 명분으로 위성 정당을 창당할 수 있다. 그 손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돌아온다. 열린민주당 출신 최강욱 전 의원은 발의 법안 62건 중 1건(0.02%), 김의겸 의원은 23건 중 1건(0.04%)을 통과시켰다. 시민당 소속으로 당선한 윤미향 의원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2021년 ‘꼼수 제명’ 후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임기 내내 정의연 후원금, 조총련 행사 등 논란을 일으켰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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