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혁신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 시리즈가 플래그십(최상위)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노트북 시장에서도 신제품 휴대성과 범용성을 강조한 폴더블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업들의 이 같은 선택은 폴더블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지던스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200억 달러로 추정되며, 올해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34.90%로 성장하면서 2032년까지 약 3976억8000만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처음 적용한 세계최초 타이틀은 중국 로욜(Royole)의 '플렉스파이(FlexPai)'가 거머쥐었다. 2018년 10월 출시된 플렉스파이는 '휴대폰과 태블릿을 유연한 화면으로 결합한 제품'으로 홍보됐다.
로욜의 창립자이자 CEO인 빌 리우(Bill Liu) 박사는 "플렉스파이 폴더블 스마트폰은 기존 사용자에게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화면을 접거나 펼친 상태로 사용할 수 있어 스마트폰의 휴대성과 고화질 태블릿의 화면 크기를 모두 제공한다는 의미다.
접히는 스마트폰 시대를 열긴 했으나 해당 제품은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진 못했다. 디스플레이가 안쪽이 아닌 바깥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을 채택해 휴대성과 활용도가 떨어졌다는 평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폴더블폰의 모습은 이듬해 2월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처음 등장한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의 인폴딩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Galaxy Fold)'를 공개했다.
고동진 당시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자체의 가능성을 변화시키며 모바일 혁신의 역사를 여는 중"이라며 "갤럭시 폴드는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으로 기존 스마트폰의 한계를 뛰어넘어 프리미엄 폴더블 기기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폴드는 접었을 때는 4.6인치, 펼쳤을 때는 7.3인치 크기로 출시됐다. 새로운 폼팩터(Form Factor)에 맞게 디자인 요소에도 변화를 꾀했다. 엄지손가락이 자연스럽게 닿는 측면에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하고, 배터리도 양쪽에 나눠 탑재해 안정감을 줬다.
1년 후인 '언팩 2020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또 한 번의 혁신 제품인 '갤럭시 Z 플립(Galaxy Z Flip)'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갤럭시 Z' 폴더블 시리즈의 시작을 알렸다. 앞선 갤럭시 폴드가 세로로 접혔다면, 이번엔 가로로 접히는 클램셸(Clamshell) 형태의 콤팩트한 디자인이 특징이었다.
세대를 거듭하며 업그레이드된 신제품을 선보인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82% 수준이다. 올해 선보인 갤럭시 Z 폴드5와 Z 플립5을 필두로 삼성전자는 국내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 3대 중 1대를 폴더블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접는 스마트폰과 함께 노트북 시장에서도 폴더블 디스플레이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국 레노버가 2020년 선보인 '씽크패드 X1 폴드(ThinkPad X1 Fold)'를 비롯해 에이수스 '젠북 17 폴드(Zenbook 17 Fold)', HP의 '스펙터 폴더블(Spectre Foldable)'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폼펙터 혁신 가속화에 힘쓰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가장 최근에 출시된 HP 스펙터 폴더블의 경우 하이브리드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3-in-1 PC 제품으로, 폴더블 스크린에 무선 충전 키보드와 펜을 더해 차별화를 꾀했다.
국내 최초 폴더블 노트북은 지난 9월 LG전자가 선보였다. ‘LG 그램 폴드’ 제품으로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얇고, 구부리기 용이한 자발광(自發光) 올레드의 강점을 활용했다. 최대 17형 대화면과 72와트시(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본체 무게가 약 1250g에 불과해 휴대성도 탁월하다는 평이다.
LG 그램 폴드는 용도에 따라 적합한 형태로 스크린을 접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예컨대 좁은 공간에서 사용할 때는 화면을 접어 가상 키보드를 활성화해 노트북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가상 키보드가 익숙하지 않다면 아래 화면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올려놓고 노트북과 연결해서 사용하면 되는데, 이 경우 아래 화면은 자동으로 꺼진다. e-book이나 문서를 읽을 때는 노트북을 가로로 세워 책처럼 접어 볼 수 있고, 태블릿처럼 터치 펜으로 필기하거나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LG전자는 "화면을 펼쳤을 때 가장 두꺼운 부분의 두께가 9.4㎜로 얇고, 접으면 12형(대각선 길이 약 31㎝) 노트북, 펼치면 17형(대각선 길이 약 43㎝) 태블릿, 전자책 등 다양하게 변환되는 폼펙터"라며 "이를 고려해 UI/UX를 비롯해 주변 기기와의 연결성 등을 강화했다"고 소개했다.
아주경제=김진희 기자 jkim@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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