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 BTS 비롯 K팝 아티스트 후보 지명 불발
빌보드, K팝 부문 신설에 '역차별' 시선도
K팝 향한 인정과 견제 '양가적 태도'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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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의 히든트랙》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가요계의 숨은 이야기까지 면밀하게 살펴봅니다. 가요계 이슈의 사실과 진실을 생생하게 전하겠습니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4년 연속 그래미 어워즈에 도전했지만 후보 지명이 불발됐다. 방탄소년단뿐만 아니라 후보 리스트에선 K팝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K팝 부문상을 신설했는데, 하지만 오히려 K팝을 '구별'하려는 역차별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내년 2월 열리는 제66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군 복무 등으로 그룹 활동보다 개인 활동에 주력해온 멤버들은 솔로 아티스트로서 여러 분야에 출품했다. 진은 싱글 '디 애스트로넛(The Astronaut)'을 팝 솔로 퍼포먼스, 뮤직비디오 부문에 냈다. RM은 솔로 앨범 '인디고(Indigo)'를 팝 보컬 앨범에, 타이틀곡 '들꽃놀이'를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와 뮤직비디오를 제출했다. 슈가는 솔로 앨범 '디데이(D-Day)'와 타이틀곡 '해금'으로 랩 앨범·랩 퍼포먼스· 뮤직비디오 부문에 출품했다. 제이홉은 '온 더 스트리트(on the street)'로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뮤직비디오를 노렸다. 뷔는 솔로 앨범 '레이오버(Layover)'로 팝 보컬 앨범, '슬로우 댄싱(Slow Dancing)'으로 팝 솔로 퍼포먼스, 뮤직비디오 부문에 도전했다.
사진제공=그래미 어워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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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은 2020~2022년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올라 올해도 후보 지명이 기대됐다. 방탄소년단 각 멤버들이 솔로 아티스트로서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아니었다. 정국은 첫 솔로 앨범 '골든'으로 발매 첫 주 기준, 미국에서 K-팝 솔로 가수 음반으로는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뷔의 솔로 앨범 '레이오버'는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2위로 진입했고, 미국에서 첫 주에만 10만 장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노미네이트 불발의 아쉬움이 더 큰 이유다.
3년 연속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수상 불발과 관련해 그래미의 '성향'에 대한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래미 어워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그래미는 음악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다양성에 배타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매번 영어권 가수를 중심으로 수상하며 보수적 성향을 보여왔다. 올해는 K팝 아티스트를 모두 배제시키면서 자신들만의 '장벽'을 더욱 공고히했다.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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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는 그래미와 다소 다른 기조를 보이고 있다. K팝 부문을 신설한 것. 톱 글로벌 K팝 아티스트, 톱 글로벌 K팝 앨범, 톱 글로벌 K팝 노래, 톱 K팝 투어링 아티스트 등 4개 부문이다. 방탄소년단 지민, 정국, 슈가를 비롯해 뉴진스, 블랙핑크, 트와이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이 4개 부문에 고루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선 전속계약 문제로 논란을 빚었지만 글로벌 음원 파워를 갖게 된 신인 피프티 피프티도 톱 듀오/그룹과 톱 글로벌 K팝 송, 톱 글로벌 K팝 송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이는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K팝의 인지도와 영향력이 더 이상 미미하지 않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대중 음악의 전 세계 중심지인 미국에서도 K팝이 주류로 인정받았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빌보드의 '복심'이 숨어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음악 시장의 주류를 뺏기지 않기 위해 K팝 아티스트를 오히려 'K팝 부문'에 가두려고 한다는 것. K팝이 영어권 곡들과 '분류'되면서 자유로운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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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는 이미 지난해 K팝 부문을 신설했다. 실제로 2022년 방탄소년단은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 페이보릿 K팝 아티스트 부문 수상자가 됐는데, 2021년에는 올해의 아티스트, 페이보릿 팝 송,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전 세계 음악 시장의 중심지인 미국에서 K팝을 향한 인정과 견제가 시작됐다고 풀이할 수 있다. K팝의 발생지로 음악 시장의 중심이 이동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어느 정도 깔려있다. 상을 줘야하지만 선뜻 내키지만은 않는 상황. K팝에 '미운 오리 새끼'의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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