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누적' 양돈업체 조기 출하로 공급 과잉
베이징 신파디 돼지고기 판매점 |
14일 중국 농업농촌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500대 집산지 시장(출하 시장)의 돼지고기 평균 거래가격은 ㎏당 15.18위안(약 2천760원)으로 전월 동기 대비 4.5% 내렸다.
이는 근래 최고가 수준이었던 작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42.1% 급락한 것이다.
중국에서 겨울철은 전통적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왕성한 시기다.
중국인들은 돼지고기를 따듯한 음식으로 여겨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 특히 즐겨 먹는다.
중국 돼지고기 가격은 작년 11월 초께 정점을 찍은 뒤 1년 동안 줄곧 하락했고, 소비 성수기를 맞은 최근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계속된 경제 침체와 소득 감소의 영향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방역 완화 이후에도 경제 회복이 더디고, 청년 실업률이 20%를 웃도는 등 역대 최악의 구직난에 직면한 데다 중국인들의 자산 80%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헝다에 이어 비구이위안 등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최근 잇달아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직면하면서 부동산발 경제 위기론이 제기되자 소비 심리가 더욱 얼어붙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에서 돼지고깃값은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10월 중국 CPI는 작년 동월보다 0.2% 떨어져 석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7월 작년 동월 대비 0.3% 하락해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8월 0.1% 상승했다 9월에는 0%로 보합을 이뤘으나 석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여기에는 돼지고기 가격 하락세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양돈업계는 돼지고깃값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올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양돈업체들이 손실을 줄이고 겨울철 전염병 발생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조기 출하에 나서면서 공급 과잉 상황이 됐다며, 당분간 돼지고깃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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