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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구의 위기는 사실 새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특히 여자배구의 경우 최근 눈에 띌 정도로 급격한 하락세를 맞았습니다. 2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쓴 이후 완전히 다른 팀이 됐습니다. 국가대항전인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2년 연속 전패에 그친 데 이어, 최근 아시안게임에서도 노메달에 그쳐 '국제 경쟁력 실종'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됐기 때문입니다.
올 시즌부터 도입이 결정된 V리그 아시아쿼터가 주목받은 건 이런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아시아쿼터 도입에는 ① 아시아 배구 시장을 개척하고 선수 수급을 다양화한다는 현실적인 목표도 있었지만, ② 세계 배구의 흐름에 맞춘 다채롭고 흥미로운 플레이를 V리그에 이식해 국제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각 팀들의 생각도 비슷했던 거 같습니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하게 된 IBK기업은행이 주저함 없이 '아시아 최고 세터'라 불리는 태국의 폰푼을 선택하는 등, 다양한 포지션의 선수가 뽑혔기 때문입니다. 이후 일부 선수 교체 등의 이슈가 있었지만, 대부분 아포짓 스파이커인 기존 외국인 선수에 비해 다양한 포지션의 선수들이 아시아쿼터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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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메가왓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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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별로 편차는 있지만, 한 라운드 만에 아시아쿼터의 존재감은 확실히 팬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것 같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 출신 정관장의 메가왓티는 엄청난 공격력으로 팀을 이끌며 1라운드 MVP에 뽑히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메가왓티의 활약에 수십 명의 팬들이 체육관을 찾을 정도라니, 애초의 목표 중 하나였던 '아시아 시장 개척'에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또 하나의 목표인 '다채롭고 흥미로운 플레이'의 도입은 성공을 거두고 있을까요?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단순한 공격은 그대로... '외국인 몰빵'은 심화
아시아쿼터 도입을 전후한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1라운드(팀당 6경기씩 21경기)에 시도된 공격 시도 전수(2022-2023시즌 : 2135회 / 2023-2024시즌 : 2210회)를 분석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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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시아쿼터 도입에 따른 기대와는 달리 유의미한 차이는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세터가 공을 높게 띄워준 다음 공격수가 강하게 공을 때려 득점을 노리는 오픈 공격과 퀵오픈 공격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시간차 공격과 이동 공격, 속공 등 이른바 '빠른 공격'은 아시아쿼터 도입 이후인 올 시즌 오히려 1%p 줄었습니다.
반면 눈에 띄게 차이가 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바로 전체 공격 시도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 그러니까 얼마나 많은 공이 외국인 선수에게 몰리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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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훈 기자 baej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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