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이·하마스 전쟁 타격 없어…미·중 수요 둔화 전망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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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말 배럴당 90달러를 웃돌던 국제유가가 최근 70달러 선까지 빠르게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뉴욕상업거래소 통계를 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9월27일(현지시간) 배럴당 93.68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지난 10일 77.17달러까지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지난주 일주일간 4.2%, 최근 3주 동안 13%나 떨어지면서 하향안정화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가격도 지난 9월27일 배럴당 94.36달러에서 지난 10일 81.43달러로 내려왔다.
국제유가가 빠르게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은 전 세계 경제에 반가운 소식이다. 일단 현재까지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국제유가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대부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장기간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전쟁 변수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할 경우 물가 잡기가 더 어려워진다.
중동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은 제한적인 반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대두하면서 유가는 하락하고 있다.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경기침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동반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은 경기가 여전히 양호하지만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그 힘은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7로 전월 49보다 낮았다. 이 지수가 50을 밑돌면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중동 불안이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주요국의 수요 둔화 우려는 높아지면서 유가는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시장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되지 않는다면 유가는 배럴당 70~80달러 초반 수준에서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 내 원유 생산 증가에 사우디 등이 추가 감산이라는 맞대응 카드를 내놓을 수 있지만 중동 불안을 감안하면 당장 사우디가 추가 감산에 나서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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