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인재 영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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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내년 총선을 대비한 인재영입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여야 모두 ‘국민’을 기준으로 내세웠지만 주안점은 다르다. 국민의힘은 청년, 여성, 장애인 등을 위원으로 배치하며 강조점을 드러냈다.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과 영남권으로 고착화된 국민의힘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제·산업, 기후·환경·에너지, 민생, 검찰·사법개혁 등 11개 분야를 세분화해 ‘인재 국민추천제’를 시작했다. ‘검찰 개혁’ 전선은 이어가면서도 ‘유능한 정책 정당’이란 점을 강조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인재영입위원회 1차 위원 선정을 마무리 지었다. 친윤석열(친윤) 핵심 의원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이 앞서 위원장을 맡았고, 이날 5명의 위원을 선정해 최고위원회의가 의결했다. 5명의 위원은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51)과 외부 인사 4명으로 구성됐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에 향후 합당 형식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4명의 외부 위원은 국민의힘이 향후 인재를 영입할 때 어떤 점을 강조할지를 보여줬다. 박은식 위원(39)은 호남대안연대 공동대표이자 내과의사다. 김나윤 위원(31)은 교통 사고로 한 팔을 잃었지만 이후 보디빌더로 살아가는 여성이다.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 모임’ 상임대표인 송지은씨(38)는 워킹맘이다. 박준태 크라운랩스 대표(42)는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획위원을 맡은 바 있다. 외부위원 4명은 1980~1990년대생이고, 각각 남성과 여성 2명씩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영입한 인재가 당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고 케어할 분들이 필요해서, 추후에 국회의원 중 두세 명을 영입위원으로 추가 인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인재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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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인재영입위원회의 컨셉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분들을 모시겠다는 것”이라며 “가급적 당내 인사들보다 정치권이나 언론이 관심을 갖지 못하고 발굴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분들 중 국민 인재를 모시겠다”고 말했다. 이어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선천적인 장애로 어려움울 겪은 분, 비장애인과 똑같은 선상에서 출발하기 어려운 분들에게 기회를 드리는 의미의 인재 발굴을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국민의힘의 인재영입위원회와 같은 기구인 인재위원회를 이날 구성했다.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직접 맡았고, 실무를 담당할 간사로는 김성환 의원을 임명했다. 별도의 위원은 두지 않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재위원회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 제가 직접 위원장을 맡게 됐다”며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시는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인재 영입은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 국민들로부터 추천받는 방식과 인재위원회가 영입하는 방식을 동시에 운용한다. 민주당 인재위원회는 ‘국민 인재추천제’를 이날부터 가동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분야별로 직접 국민들의 추천을 받겠다는 취지다. 추천 분야는 총 11개로 나눠져 있다. 경제·산업, 과학기술, 기후·환경·에너지, 민생, 검찰·사법개혁, 외교·안보·국방, 노동·일자리, 보건·복지, 체육·문화·예술, 동물 복지, 지역 등이다. 국민들이 추천하면 인재위원회가 검증 과정을 거쳐 선별한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민주당에 실물경제 전문가들은 있지만 거시 경제 전문가는 없다”며 “거시경제 분야, 국방·안보 분야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직접 주도해서 진행하는 인재 영입 작업도 한다. 김성환 의원은 이날 “실무 라인에서, 저희가 온라인이나 세평이나 여러 가지 그동안 활동했던 경력들 고려해서 자체적으로도 어떤 분이 훌륭한지에 대해서 검토해서 병합 심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야 모두 내부에선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에선 이철규 위원장 주도의 인재영입 기구가 운영되는 데 대한 지적이 있다. 한 비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정치적인 역량이나 전문성을 가진 위원들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이철규 위원장이 하자는 대로 되지 않겠느냐”라며 “(사무총장 시절) 의원들에게 ‘다른 목소리를 내면 승선시킬 수 없다’고 협박했던 이철규 의원이 위원장이 된 이상 끝난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 대표 중심의 인재영입위원회에 대한 불안이 수면 아래서 감지된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인재위도 국민 시선을 끌 하나의 이벤트이기 때문에 화제성 있는 사람들을 넣는 등 인재위원 구색을 다양하게 갖추는 게 필요하지 않나”라며 “(인재 영입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정치권 자체에 우수한 인재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 된 건 이미 오래됐다”며 “여야 모두 완전히 새롭고 참신하고 뛰어난 인물을 찾아내기란 근본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중진 의원은 이날 “일반적으로 야당이 총선 인재를 영입하기 쉽지 않지만 윤석열 정부가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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