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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배구 황제 김연경

적장마저 극찬했는데…승리에 만족하지 않은 김연경 "팀들 수준 비슷해져, 기복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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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월드 클래스'의 존재감이 빛났다. 김연경이 팀을 4연승으로 이끌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1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현대건설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3 19-25 19-25 25-22 15-9)로 승리하면서 4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점 2점을 획득한 흥국생명은 여자부 7개 팀 중에서 가장 먼저 승점 20에 도달했다.

1세트 승리 이후 2~3세트를 모두 패배한 흥국생명은 4세트 중반부터 분위기를 바꾸면서 현대건설을 괴롭혔다. 2-1로 앞선 5세트 초반에는 연속 6득점으로 승리를 확신했고, 상대의 추격을 뿌리치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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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린 선수는 김연경(30득점)이었다.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종전 1라운드 정관장전, 2라운드 IBK기업은행전 25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1세트부터 8득점, 공격 성공률 50%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 뒤 4세트 9득점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날 경기 전 아본단자 감독은 "모든 부분에 있어서 베스트는 아니지만, 워스트도 아니다. 잘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어려운 순간에 확실하게 해결하고 처리할 수 있는 믿음직스러운 선수가 존재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김연경과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의 활약을 언급했다. 그 모습이 경기에서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적장'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도 "역시 (김)연경이는 역시 못 잡는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경기 후 김연경은 "팀이 쉽지 않은 경기를 치렀다. 공격력을 앞세운 현대건설이 강하게 몰아붙였다. 계속 흐름이 어려웠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어려운 경기를 이길 수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또 김연경은 "2위 팀과 승점 싸움을 하는 상황에서 이겼을 때 그 차이가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 생긴다고 봤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했다"며 "최근 현대건설의 경기력이 많이 올라와서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해 그걸 대비하면서 준비했는데, 승리로 이어져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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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트까지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기에 한순간에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5세트의 흐름은 다소 의외였다. 그러나 선수들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확신이 있었다. 김연경은 "어렵게 경기를 풀어가는 상황에서 4세트를 승리한 뒤 5세트에 갔을 때 좋은 느낌이 들었는데, 초반에 여유롭게 격차를 벌리면서 흐름을 가져왔다. 1~2점 차 경기는 플레이 하나에 승패가 결정되는 만큼 집중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 현대건설을 상대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였다. 1라운드 맞대결 당시 공격 성공률이 32.6%에 그쳤는데, 3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지난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30득점)이 나왔다.

상대팀이 어느 팀이든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게 김연경의 생각이다. 그는 "아무래도 공으로 하는 것이고, 또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 경기가 다르다. (1~2라운드) IBK기업은행과 연속으로 두 차례 맞붙었을 때도 상대가 많이 준비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전체적으로 팀들의 수준이 비슷해졌기 때문에 어느 팀 만나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12일 경기도) 매 세트 기복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좀 더 밀어붙이고 시도할 수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고, 선수들에게 안 됐을 때 한번 시도를 해보자고 얘기하면서 경기를 했던 것 같다"며 "현대건설전에서의 활약 여부를 떠나서 우리 팀이 모든 팀들을 만났을 때 기복이 있을 것 같은데, 최대한 그걸 줄이는 팀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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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령탑들과 마찬가지로 선수들 역시 '리그 평준화'를 체감하고, 김연경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1라운드의 경우 선수들의 호흡을 보면 대표팀에 있던 선수들이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이 쉽지 않았는데, 2라운드 이후 모든 팀들의 경기력을 봤을 때 잘 맞아가다 보니까 경기를 어렵게 치르고 있는 것 같다"고 경계했다.

흥국생명이 이길 때마다 늘 인터뷰실에 들어오고 있는 김연경은 후배들을 챙기기도 했다. 그는 "그날 경기에서 잘하는 선수가 있는데, 내가 인터뷰를 할 때도 있었던 것 같아서 그런 걸 보면 팀 사기 등을 생각했을 때 활약했던 선수도 인터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도 아쉽다"며 "최근 공격 점유율이 높은 옐레나가 인터뷰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많은 부담을 짊어지고 있고, 고생이 많다. 힘냈으면 좋겠다"고 옐레나를 응원했다.

김연경이 꼽은 또 한 명의 선수는 팀이 필요할 때마다 교체로 투입돼 쏠쏠한 활약 중인 박수연이다. 김연경은 "매 경기 들어와서 수비도 그렇고 서브도 적절하게 구사한다. 본인이 코트에 들어왔을 때 좋은 기량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비시즌에 많이 준비했다. 잘하고 있다"고 박수연을 격려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김연경은 은퇴를 잠시 미뤄둔 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배구 팬들은 올 시즌 이후에도 김연경이 현역으로 뛰는 모습을 보길 원한다.

'V리그 현역 최고령 선수' 정대영(GS칼텍스·1981년생)과 7살 차이인 김연경의 마음은 어떨까. 김연경은 "지난해와 다른 기분으로 나서고 있진 않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이기려고 노력하고 있고, 정대영 언니의 나이까지 뛰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미들 블로커인 정대영과) 포지션이 다르기도 하고, 언니는 열심히 하고 있다(웃음). 어쨌든 열심히 해서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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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OVO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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