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오유진(14). /뉴시스 |
14세 트로트 가수 오유진과 가족을 지속해서 스토킹한 60대 남성이 최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이 남성은 오유진을 찾아간 이유에 대해 “직접 보니 내 딸이 맞았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오유진은 지난 8월 60대 남성 A씨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수개월 동안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댓글에 “친아빠, 친엄마는 어디 갔냐” 등 오유진의 친부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또 자신이 오유진의 아버지라며 오유진의 가족에게 여러차례 전화를 걸어 만남을 요구하고, 오유진이 재학 중인 학교나 행사장에도 찾아와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킨 혐의도 받는다.
A씨가 오유진을 자신의 친딸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10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뼈 구조 자체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닮았다”며 “손 모양이나 치아도 사진 보면 똑같다”고 말했다. A씨는 “노래 부르는 특징도 다 유전”이라며 오유진과 자신의 창법이 똑같다고 주장했다.
A씨는 오유진의 학교를 찾아간 상황에 관해서는 “날 얼마나 닮았나 멀리서 한번 지켜보려고 갔다”고 했다. 이어 “이름을 한 번 불러봤더니 ‘네’ 하고 지나가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사람이 저렇게 닮을 수가 있나 싶어서 미치겠더라”고 했다. 짧은 만남이지만 오유진이 자기 딸이라는 걸 직감했다는 것이다.
결국, A씨가 오유진의 아버지라는 근거는 자신의 ‘느낌’ 뿐이었다. A씨는 오유진이 한 식당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자신도 “운명처럼” 그 식당에 식사하러 갔다고 주장했다. 또, 오유진이 행사를 했던 사찰은 자신도 5년 전에 찾아갔던 곳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떨어져 있어도 (우리는) 평행이론처럼 같이 돌았다”고 했다.
A씨는 오유진 친아버지의 사진을 보고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오유진과 닮은 것 같긴 하다”면서도 “이렇게 잘생겼는데 왜 방송에 안 나가나. 이상하지 않으냐”고 했다.
A씨는 DNA 검사 제안에 처음에는 선뜻 응했다. A씨는 “그게 최고 좋다. (결과가) 아니면 깨끗하게 돌아서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머리카락을 뽑겠다고 하자 “여기서는 안 하겠다. 동의할 수 없다”고 이내 태도를 바꿨다. A씨는 “오유진 할머니와 손톱을 맞교환하는 방식 아니면 안 하겠다”고 말한 후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정신과 전문의는 “자신만의 왜곡된 결론에 어떻게 해서든지 근거를 끼워맞춰 자기 생각을 확고하게 만든다”고 A씨의 상태를 설명했다.
사건을 접수한 진주경찰서는 A씨를 조사한 결과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오유진 측은 해당 형사 사건과 별도로 민사상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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