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우 잭 블랙이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배우노조 멤버와 지지자들과 함께 피켓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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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할리우드 배우들의 파업이 118일 만에 종료됐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은 이날 낸 성명에서 “오늘 오후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과의 잠정 합의를 승인했다”며 “파업은 9일 오전 0시 1분 공식적으로 종료된다”고 밝혔다.
노사가 합의한 잠정 계약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배우들의 최저 임금을 인상하고 스트리밍 플랫폼의 재상영 분배금을 늘리며 건강·연금보험에 대한 기여금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배우들이 요구한 인공지능(AI) 활용에 관한 새로운 규칙도 확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합의안은 노조 이사회와 조합원의 비준을 거쳐야 한다.
배우 노조는 지난 7월 14일부터 넷플릭스,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등 할리우드 대기업들을 대표하는 AMPTP에 맞서 파업에 들어갔다. 앞서 5월부터 파업에 들어간 미국작가조합(WGA)의 파업 대열에 배우들이 합류하면서 할리우드는 1960년 이후 63년 만의 배우·작가 동반 파업이라는 큰 위기를 겪었다.
배우조합은 앞서 파업을 시작한 작가조합과 마찬가지로 재상영분배금과 기본급 인상,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배우의 권리 보장 등을 요구해 왔다. 배우들은 특히 출연 작품의 지식재산권이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업체에 넘어가면서 시청자들이 작품을 볼 때마다 작가·감독·배우들에게 지급되는 로열티인 재상영분배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료·연금보험 강화, 불합리한 오디션 관행 개선 등도 요구했다.
작가 노조는 줄다리기 협상 끝에 지난 9월 말 AMPTP와 합의에 도달한 뒤 파업을 끝냈지만, 배우 노조는 스트리밍 재상영 분배금과 AI 문제를 놓고 막판 협상에 진통을 겪었다. 경제 연구 기관인 밀컨연구소의 한 분석가는 이번 파업으로 캘리포니아에만 60억달러(약 7조8504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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