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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 3개월래 최저치…"내년에도 안정세 유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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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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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7일(현지시간) 3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 사이의 군사적 충돌로 유가 상승을 걱정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보다는 중국의 경제 성장세 약화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에 시장이 더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3% 급락한 77.37달러로 마감했다. 영국 브렌드유 내년 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4.2% 하락한 81.6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와 브렌트유 선물가격 모두 지난 7월21일 이후 3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국제 유가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 결정으로 지난 여름 내내 상승세를 탔다. 여기에 지난 10월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원유 공급이 더욱 위축돼 유가가 100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원유 수요 약세에 초점이 맞춰지며 유가는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도 오히려 급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유가 급락은 특히 중국의 지난 10월 원유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13.5%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지난해는 중국이 코로나19로 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던 때라 원유 수요가 이례적으로 적을 때였다.

코메르츠방크의 상품 분석가인 카르스텐 프리치히는 고객 노트를 통해 중국의 10월 하루 원유 수입량이 1150만배럴로 9월에 비해선 소폭 늘었지만 지난 여름에 비해선 여전히 100만배럴가량 적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에너지 아웃룩 어드바이저의 이사인 아나스 알하지는 마켓워치에 중국의 10월 석유 제품 수출이 감소한 것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정유 처리량은 줄고 있고 재고는 늘고 있으며 수출도 감소세"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의 석유 제품 수출이 약세를 나타낸 것은 정유사들이 중국 정부가 배정한 수출 할당량을 거의 다 채웠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가는 내년에도 크게 오르지 못하고 현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제 성장세 둔화를 예상하지 않더라도 전세계적으로 석유 수요가 약하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IEA)은 "(재택근무가 늘면서) 미국인들이 이전보다 운전을 덜하고 최근 나오는 내연기관차는 이전 차보다 연비가 뛰어나며 전기차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EIA는 내년 미국 운전자들의 1인당 휘발유 소비가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IA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이 다른 국가로 확산돼 유가가 급등할 수도 있지만 이 같은 상승세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들어 원유 생산량을 줄이면서 OPEC의 추가 원유 생산 능력이 지난해 하루 240만배럴에서 현재는 430만배럴로 늘었기 때문이다.

DTN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인 트로이 빈센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유가는 내년에 "OPEC이 예상했던 것보다 약할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공급 혼란이 발생한다 해도 현재 예비 원유 생산 능력이 꾸준하게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유가의 상승 리스크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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