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9월 발표한 경상수지 규모가 다섯 달 연속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다음달 발표될 10월 경상수지 역시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올해 4분기(10~12월) 경상수지 규모가 국제유가 상승 움직임과 에너지 수입 증가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연간 전망치로 제시한 270억달러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2023년 9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다음달 발표될 10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9월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한은 발표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 규모는 54억2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19억3000만달러), 6월(58억7000만달러), 7월(37억4000만달러), 8월(49억8000만달러)에 이어 5개월 연속 흑자 기조가 유지된 것이다.
신 국장은 그러나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상품수지 규모가 10월 들어 한 풀 꺾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10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를 보면 흑자폭이 축소된 영향을 받아서 10월달 상품수지 흑자 규모도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여행수지 적자 축소로 인해 일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본원소득수지도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10월부터 12월까지 올해 4분기 경상수지 규모는 국제유가 상승과 동절기 난방률 상승에 따른 에너지 수입 증가 가능성 등에 따라 3분기 대비 흑자 폭이 줄어들 수 있지만 올해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 270억달러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그는 "산술적으로 보면 10월부터 12월까지 월 평균 35억 달러 정도를 기록하면 전망치 달성이 가능하다"며 "연간 경상수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은 오는 30일 조사국에서 발표할 수정 경제 전망을 참고하시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한은은 최근 가파르게 오른 국제유가 상승세가 향후 경상수지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 국장은 "9월 유가는 전년 동월 대비 일단 하락해 있는 상태고 물량도 소폭 플러스로 돌아선 상황"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해보지는 않았지만 (내달 발표될)10월에도 큰 유가 상승 영향이나 물량 등이 크게 나타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확전으로 이란 참전 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유가가 150달러까지 급등할 것이라는 외신 전망이 있었는데 이 경우 물가나 성장, 경상수지 등에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 국장은 이어 "유가에 대한 움직임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으로 남아 있고 도입 물량 역시 난방용 수요 등이 얼마나 증가할 것인지 여부에 따라 원자재 수입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러한 부분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아주경제=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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