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역대급 실적' 셀트리온 합병 '순풍'

주가, 매수청구권 행사가 상회…"청구권 행사 가능성 낮아져"

발언하는 서정진 회장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파크원타워2에서 열린 셀트리온 그룹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0.25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조현영 기자 = 셀트리온[068270]과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의 합병이 지난 6일 시작된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와 7일 양사 역대 분기 최대 매출 실적이란 강한 순풍을 탔다.

양사 주가가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을 상회하면서, 합병의 마지막 문턱으로 지목됐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달 23일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계약을 승인하면서, 합병 반대 주주에게 오는 13일까지 셀트리온 15만81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7천251원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

지난달 23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종가는 각각 14만600원과 6만2천600원. 주가가 청구권 행사가보다 각각 1만원과 5천원가량 낮은 상황에서 이 같은 시세가 유지된다면 합병 반대 주주는 청구권 행사로 차익을 얻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당시 나왔다.

특히 셀트리온 지분 7.43%(1천87만7643주)를 가진 2대 주주 국민연금이 합병안에 기권하면서, 만약 국민연금이 지분 전량에 대해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그것만으로도 셀트리온은 약 1조 6천405억원이 필요하게 돼 합병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서 회장은 당시 주총에 나와 "1조원이 넘는 청구권 행사가 들어오더라도 모두 받겠다"고 공언했지만, 셀트리온으로서는 청구권 행사를 최소화해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자사주 소각 등 발표에도 좀체 청구권 행사가를 넘지 못하던 주가는 공매도 금지 시행 첫날인 6일 셀트리온이 8천원(5.34%) 오른 15만7천9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4천원(5.95%) 오른 7만1천200원에 마감하며 단숨에 청구권 행사가를 뛰어넘었다.

두 회사 3분기 실적이 발표된 7일에는 양사 주가가 전날보다는 다소 떨어졌지만, 셀트리온 15만5천6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9천300원으로 여전히 청구권 행사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날 두 회사 발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3분기 매출 6천723억원, 영업이익 2천676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0.45% 증가한 6천47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3분기 영업이익은 505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 이상 줄었지만, 미국 등 직접 판매 지역 확대로 비용이 증가한 탓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허혜민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시장에서는 합병은 무난히 될 것으로 보는 것 같다"며 "이번 실적이 생각보다 더 잘 나왔고, 주주들은 3분기뿐 아니라 4분기와 내년까지 실적 추세를 궁금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가 오르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고 본다"며 "매각을 원하는 주주도 시장에 팔면 더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손해를 감수하고 회사를 상대로 청구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3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받은 뒤 내달 28일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1월 12일 합병 신주를 상장할 예정이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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