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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공매도 전면 금지

공매도 금지 효과 '1일 천하'?… "공매도만으론 증시 반등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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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전면 금지 둘째 날인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8.41포인트(2.33%) 내린 2443.96, 코스닥은 15.08포인트(1.80%) 내린 824.37, 원·달러환율은 10.6원 오른 1307.9원에 장을 마쳤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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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전면 금지로 급등했던 국내 증시가 하루 만에 파란불을 켰다. 증시 변동성 완화를 내세웠던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취지가 무색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공매도 금지만으로 증시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증권가의 전망이 빠르게 실현되는 모습이다. 증시 향방을 결정할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기대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급등 하루 만에 떨어진 증시…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 발동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3%(58.41) 하락한 2443.96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1.8% 떨어진 824.37을 기록했다.

전날의 급등분(5.7%, 7.3%씩 상승)을 상당 부분 반납한 강한 매도세가 나왔다. 코스닥에선 상승 변동성 확대에 따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지 하루 만에 하락폭 확대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금융위원회가 전날부터 단행한 공매도 금지는 역대 4번째다. 앞서 △1차: 2008년 10월1일~2009년 5월31일(8개월) △2차: 2011년 8월10일~11월9일(3개월) △3차: 2020년 3월13일~2021년 4월30일(13개월) 금지 사례가 있었다. 공매도 금지일부터 2일 연속 정반대 방향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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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서울금융복지센터 청년동행센터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진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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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적인 공매도 금지 결정으로 시장 혼란이 가중된 여파가 코스피·코스닥 급등락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가 증시 변동성 완화를 공매도 금지 논리로 내세운 것과 배치되는 상황이다. 금융위의 공매도 금지 결정은 공매도와 증시 변동성의 상관관계를 담은 학문적 근거나 통계적 분석을 제시하지 못한 채 이뤄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이날 기자들로부터 공매도 금지 직후 증시 변동성 확대 관련 질문을 받자 "금융시장에서 가격은 굉장히 많은 요인으로 움직인다. 어떤 한 요인으로 비교하는 건 사후적 이야기"라며 "공매도도 요인 중 하나지만 (변동성 확대 이유가) 이거 하나라고 생각 안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매도 금지가 내년 4월 총선용 정책이라는 지적에는 "총선용이라는 시기적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법적 (공매도 금지) 요건이 형성되지 않았는데 정치적으로 국민 요구만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공매도 기능의 장점이 있는데 지금 상황은 일시적으로 금지해놓고 빨리 제도 개선하는 게 자본시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개인 수급 파괴력 기대 어려워", "美 금리 방향이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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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공매도 금지에 따른 증시 반등 효과가 하루 만에 소진된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고금리 여파로 주식투자의 상대적 기대수익률이 떨어지면서 개인의 강한 수급 유입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공매도 금지에 따라 기관·외국인이 매도차익거래를 실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증시가 개인 수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노동길·이재림 연구원은 "문제는 유동성 환경이 개인 자금 유입에 우호적이지 않다. 현재 코스피 기대수익률은 10% 이상으로 높아져 있지만 4%를 상회하는 국고채 3년 금리 대비로는 과거 평균을 하회한다"며 "지난해 말 현재와 비슷한 기대수익률 구간에서는 예금, 채권 등 금리 상품으로 주식시장 자금이 대거 이동했던 바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개인 수급 강도는 코로나19 당시보다 약화할 공산이 크다"며 "공매도 금지 효과는 수급 측면에서 과거와 같은 파괴력을 보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IBK투자증권은 공매도 금지보다 미국의 금리 방향성이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3차례의 공매도 금지 이후 코스피는 S&P500과 동행했다. 이후 코스피의 중장기 방향성은 미국 증시가 결정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미국 증시 역시 금리에 높은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결국 공매도 금지 사건보다 금리 방향성이 더 중요한 국면"이라고 밝혔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공매도 금지 때문에 거래대금이 증가했던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공매도 금지와 더불어 증시 제반 사항이나 유동성 관련 환경이 우호적으로 뒷받침됐을 때 거래대금이나 지수는 반등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지수가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거래대금은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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