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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총선 이모저모

‘김포 서울 편입’에 어정쩡한 민주당…김포 지역 의원도 “총선용” 비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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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지역 두 의원 6일 만에 기자회견

“서울 편입시 수많은 불이익” 지적

“김기현, 조경태 김포 출마하라” 요구

편입엔 찬반 입장 없이 “총선용” 평가만

어정쩡한 지도부 “당당하지 않다” 비판

경향신문

김포 지역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김주영 국회의원이 5일 국회에서 서울 편입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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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경기 김포시 지역 의원들이 5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김포의 서울 편입에 대해 “총선용”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이 김포시 서울 편입 카드를 꺼낸지 6일만에 해당 지역 의원들이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들은 김포시의 예산 감소와 세금 증가 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반대를 표명하진 않았다.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며 여론 눈치를 살피는 민주당의 현실을 보여주는 기자회견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이 추구해온 지방분권이라는 가치에 맞게 명확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김주영(김포 갑)·박상혁(김포 을)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의 서울 편입을 추진 중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관련 특위 위원장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내년 총선에 김포로 출마하라”고 말했다. 이들은 “김 대표와 조 위원장의 말이 허풍이 아니라면 김포에서 화끈하게 제대로 한번 붙어보자”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면 “김포의 특례시 권한은 서울시 산하 1개의 자치구 수준으로 축소돼 도시계획 권한을 잃고, 예산도 수천억 원 줄고 시민이 부담할 세금은 올라가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이들이 누리던 도농복합도시의 농·어촌특례 입학도 불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포 시민들은 ‘교통이 먼저’, ‘서울 쓰레기만 처리하는 무늬만 서울은 절대 안 된다’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교통 여건 개선 및 기피 시설 이전 불가 요구를 내놨다.

하지만 두 사람은 김포의 서울 편입에 대한 찬반을 분명히 밝히지는 않았다. 대신 여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김포의 서울 편입 문제를 꺼낸 것을 두고 “총선용”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말 진정성 있게 한다면 총선이 끝나고 차분하게 시민들 여론도 들어보고, 서울시로 편입됐을 때 어떤 장점이 있고 김포시로 있을 때 어떤 장점이 있고 장단점이 다 나오면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여당이 김포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지 6일 만에야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채 애매모호한 태도을 보인 것이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맞대응을 안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다”며 “계속 침묵하고 있을 수는 없는 사안이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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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지역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김주영 국회의원이 5일 국회에서 서울 편입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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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도 김포 등 서울 접경 지역의 서울 편입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6년 전 성남시장 시절 당시 남경필 경기지사가 제안한 ‘서울 광역도’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는 이재명 대표도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하철 5·9호선 연장 문제가 우선이라면서도 김포시 서울 편입 문제에 대해선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포 등의 서울 편입에 반대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서울 편입을 원하는 지역민들도 적지 않은 만큼 섣불리 선을 그었다가 총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와 서울시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지역 의회와 여의도의 셈법이 다른 만큼 의견을 모으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박 의원은 ‘오늘 밝힌 입장을 지도부에 전달해서 당 차원 입장으로 확대시킬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미 홍 원내대표가 지하철 5호선의 빠른 확정과 예타 문제가 필요하니, 적극적으로 예산에도 반영해주겠다, 빨리 안을 가져와라 얘기한 바 있다”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이 보다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당내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포(의) 서울 편입은 도박”이라며 “야당이 찬반의 입장도, 뚜렷한 대안도 내지 않는 것은 당당하지 않다. 여당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생각인지 모르지만, 그런다고 이 소동이 멎겠는가”라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서 “어정쩡하게 눈치 볼 일이 아니다. 신속하고 단호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며 “여당이 표 계산에 눈이 멀어 선거만 바라본다고 해서 민주당까지 그래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리저리 눈치 보다가는 게도 구럭도 다 놓친다”며 “정부·여당이 뻔뻔한 무책임의 극치로 나갈수록, 민주당은 국가 균형 발전 전략이라는 가치를 더 크게 외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가 메가서울 반대 입장을 밝히고 부울경 메가시티부터 복원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일에도 “민주당이 지방자치를 시작한 김대중, 균형발전의 길을 연 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이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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