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1~2%p차 승패 갈리는 수도권, 국민의힘 더욱 힘든 상황 처할 것"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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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유승민-이준석 신당설'이 나도는 가운데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 통합의 제스처를 보였다. 그러나 다른 한 축인 이준석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의 손길을 거부하는 모양새다.
내년 총선 승리가 절실한 국민의힘으로서는 '유승민-이준석 신당'으로 인해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이를 의식한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를 다독이며 계속 만남을 타진하고 있다.
5일 뉴시스에 따르면 인 위원장은 전날인 4일 이 전 대표가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개최한 토크콘서트 현장을 깜짝 방문했다.
인 위원장은 앞서 3일 혁신위원들에게 이 전 대표 토크콘서트 현장 방문에 대한 조언을 구했는데, "그렇게까지 가는 건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실례인 것 같다"는 혁신위원들의 권고를 받아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 위원장은 그러나 이날 부산행 비행기 티켓을 끊고 홀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혁신위원은 "위원장이 조용히 만나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 이번에도 사후에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인 위원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 1호 안건인 '당내 화합을 위한 대사면'이 의결된 이후에도 이 전 대표와의 회동을 계속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만남이 성사되지 않자 인 위원장이 직접 부산행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대사면'으로 당원권 정지 중징계 취소돼 내년 총선에 출마할 길이 열렸지만, 혁신위와 지도부의 대사면 조처에 반발해 왔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준석에 대한 징계가 잘못된 취지라며 징계를 취소하면 (김기현) 대표 자리가 정통성이 없는 것 아닌가"라며 "길거리 나가서 일반인 붙들고 의미를 파악해 보면 '(총선) 질 것 같으니까 그러고 있네'라 나온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이 찾은 4일에도 "이준석이 환자라 절 찾아온 건가. 환자는 서울에 있다"며 정부여당을 저격하기도 했다. 그는 "대화를 위한 전제 조건이 해결되지 않아 실망스럽다. 지금 상황에서 별로 이야기할 게 없다"며 "혁신으로 고쳐 쓸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것 같다. 저는 어느 정도 내려놨다"고도 비판했다.
혁신위 활동에 강하게 반발하며 사실상 회동할 의사가 없음을 피력한 것이다.
이 전 대표가 이처럼 거부감을 표시하면서 최근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유승민-이준석 신당설'에 더욱 불이 붙는 분위기다.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 모두 언론 인터뷰에서 '12월 특정한 날짜'에 결단이 있을 것이라 공언했다. 12월 초께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때까지 국민의힘이 원하는 수준의 혁신을 이루지 못할 경우 신당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 전 대표가 '대사면' 의결 하루 전인 지난 1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 면담하면서 신당설이 짙어졌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위원장은 이 전 대표에게 어떤 인사와 만나 상의하라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이준석 지도부에서 상근부대변인을 지낸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정바세) 대표가 최근 '민심동행'(가칭)을 창당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일단 이 전 대표와 신 대표 모두 합류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총선까지 불과 5개월여 앞두고 여권 성향 신당으로 국민의힘에 불리한 내년 총선 지형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1~2%포인트차로 승패가 갈리는 수도권에서는 국민의힘이 더욱 힘든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한번 바람 나 가출했던 사람이 두 번 가출하지 않는다는 보장 있나"라며 신당설에 힘을 실었다.
인 위원장도 이 같은 우려를 인식하고 빠르게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 껴안기에 나섰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일단 인 위원장은 유 전 의원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터놓고 이야기했다고 전하며 유 전 의원을 '코리안 젠틀맨'이라고 치켜세우는 등 이 전 대표와 대화할 기회를 탐색하는 중이다.
인 위원장은 불편함을 드러내는 이 전 대표와의 만남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인 위원장은 지난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나이로는 제 한참 동생이지만 정치는 내 선배님"이라며 "젊은 동생이 내 스승"이라고 불렀다. 이어 "국민의힘을 만들 때 고생했는데 애착이 있을 것 아닌가. 저를 만나서 도와주고,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만나 '한 수 좀 가르쳐주소'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4일 토크콘서트에서 한 시간 반가량 이 전 대표의 발언을 경청한 그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의지가 강해 보인다'는 취재진 질문에 "오늘은 들으러 왔다. 생각을 정리해 서울에서 이야기할 생각"이라고도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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