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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양육하는 아빠' 모습, 저출산 해결에 도움될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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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앤 린 영국 산업통상부 인도태평양·중동 투자책임자 방한

"일과 양육 양립을 위한 지원 계속해서 늘려 나가야"

연합뉴스

"'양육하는 아빠', 저출산 해결책 되겠죠"
(서울=연합뉴스) '유엔여성기구'가 주최한 제1회 서울 성평등 담화' 콘퍼런스를 위해 한국을 찾은 다이앤 린 영국 산업통상부 인도·태평양·중동 지역 투자 책임자가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엔여성기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양육하는 아빠'의 모습은 저출산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성평등 확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이앤 린(56) 영국 산업통상부 인도·태평양·중동 지역 투자 책임자는 4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영국은 보육 시설비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게 문제지만, 아버지가 출산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장점도 갖췄다"며 "자녀 돌봄이 여성만의 임무라는 고정 관념이 깨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유엔여성기구'가 주최한 제1회 서울 성평등 담화' 콘퍼런스를 위해 한국을 찾은 그는 2018년부터 해외 기업의 영국 투자 유치를 확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공직에 임용되기 전에는 중국과 일본, 홍콩, 싱가포르,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20여년간 남성이 중심인 금융업계에서 펀드 매니저로 이름을 알려왔다.

그는 "여성의 사회적인 성공을 다른 집단에 대한 위협이 아닌 국가 전체의 자산으로 바라봐 주면 좋겠다"며 "각 산업 분야의 파이를 키우고, 남성을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결코 남성에게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유럽 여러 국가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둔 직장 여성이 늘고, 이들의 구매력도 높아짐에 따라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강조했다.

특히 남성이 눈치 보지 않고 긴 출산 휴가를 낼 수 있는 시스템 덕분에 여성도 일터에서 차별 없이 경력을 쌓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여성의 임무를 양육과 집안일로 고수하는 아시아 국가가 많다"며 "동시에 주부가 된 남성을 실패자로 간주하는 시선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의 평균 여성 고용률이 스웨덴 수준으로 올라가면 OECD 전체 국내총생산(GDP)이 약 15% 올라간다는 분석도 있다"고 강조했다.

OECD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평균 남녀 고용률 차이는 13.85%포인트로 나타났다. 스웨덴은 3.34%포인트로 격차가 적은데 비해 한국은 15.56%포인트로 평균을 웃돌았다.

그는 이런 현상과 더불어 한국의 초저출산 문제를 언급하며 "전통적인 성역할에서 벗어나 유의미한 변화를 맞이한 영국의 모습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연합뉴스

"여성의 사회적 성공은 국가 전체의 자산"
(서울=연합뉴스) '유엔여성기구'가 주최한 제1회 서울 성평등 담화' 콘퍼런스를 위해 한국을 찾은 다이앤 린 영국 산업통상부 인도·태평양·중동 지역 투자 책임자가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엔여성기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자신도 이제까지 일터와 가정 중 하나만 택해야 하는 딜레마를 종종 마주해왔다고 돌아봤다.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 시설은 적었고, 면접에서는 '얼마나 오래 일할 수 있냐'는 질문이 종종 나왔던 탓이다.

그는 "직장에서 남성 직원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고, 아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을 희생해야만 했다"며 "그때보다는 사회가 많이 개선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일과 양육의 양립을 위한 기반 시설과 지원을 계속해서 늘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젊은 여성에게 건네는 조언을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타인의 평가나 시선에 신경 쓰지 마세요. 펀드 매니저로서의 성공이든, 전업주부든 어떤 길을 택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진심으로 원하는 선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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