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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日 ‘3차 원전 오염수 방류’ 지금 속도론 방류 기간 100년 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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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로 작업 핵심 ‘핵연료봉 파편 제거’

일본 언론, 도쿄전력서 시작도 못해

오염수 방출 기간도 현재 속도라면

당초 30~40년→100년 이상 전망

경향신문

일본 후쿠시마 도쿄전력 원자력발전소.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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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도쿄전력 제1원자력발전소의 핵 오염수 3차 방류가 2일 시작됐지만, 원전 폐로 작업은 시작조차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폐로 작업의 첫 단계인 핵연료봉 파편(데브리)에 접근하는 것부터 계속 실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 기간을 30~40년으로 내다본 것과 달리 지금의 작업 속도라면 방류 기간은 100년 이상, 최악의 경우 무기한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올해 말부터 비교적 취출장치를 삽입하기 쉬운 2호기 저부에 쌓인 데브리 몇 g을 시험적으로 꺼내려 했지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계획을 아예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전력은 지난달 16일 원격 로봇을 투입해 격납용기 내부에 데브리를 꺼내기 위한 공간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뚜껑 안쪽에 진입해도 원자로 내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전기케이블 등이 녹아 찢어진 퇴적물이 뚜껑 안쪽에 가득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당초 이 뚜껑을 통해 원자로 내부로 통하는 직경 55㎝의 구멍에 길이 22m의 로봇 팔을 밀어넣어 데브리를 조금씩 깎아내릴 계획이었다.

핵연료봉이 녹아서 원자로의 기존 구조물과 뒤엉킨 상태로 굳어진 데브리는 아직도 강력한 방사성 물질을 내뿜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접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고강도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져 누적 100만시버트(Sv)의 방사선에 노출되도 망가지지 않는 로봇팔을 활용하려 했지만 이조차 어렵게 됐다.

데브리를 제거하지 않으면 폐로를 하지 못할 뿐더러 오염수 또한 계속 생성된다.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1~3호기에는 모두 880t의 데브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문에 도쿄전력은 좁은 틈새를 통해 내부에 넣을 수 있는 낚싯대처럼 얇은 기구를 개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작업 계획을 변경하려면 원자력규제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일본 정부는 2031년까지 데브리 제거 작업에 약 1.4조엔(12조원)이 들 것으로 예측했지만, 비용 또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폐로 작업을 시작조차 못하면서 오염수 방출 기간이 무기한 연장될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일부터 총 17일간 7800t의 오염수를 방류한다. 도쿄전력은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11일까지 진행된 1차 방류에서 7788t의 오염수를 방출했고 지난달 5일부터 23일까지 2차 방류를 통해 7810t의 오염수를 추가로 원전 앞 바다에 버렸다.

그러나 오염수 방류는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아니다. 빗물과 지하수는 지금도 원자로에 끊임없이 흘러들어가고 있고 데브리 제거 작업은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오염수가 더 생기지 않게 지하수를 차단하거나 건물의 틈을 막는 방안이 필요하지만 이런 대책 없이 오염수만 끊임없이 바다에 버리고 있는 셈이다.

일본원자력학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해체 검토위원회를 이끄는 미야노 히로시 위원장은 “데브리를 꺼내는 작업은 빨라야 50년, 길게는 100년을 전망해야 한다”고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지적했다. 데브리 제거를 포함한 전체 폐로 작업 비용은 2016년 정부가 공표했던 21.5조엔(191조원)에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폐로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지만 원자로 내부에서 무엇이 발생하고 있는지, 왜 폐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지 않는 한, 부담을 짊어지는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일침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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