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하마스 "며칠 내 외국인 인질 일부 석방"
가자지구를 향한 이스라엘 공습이 한층 격화한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억류한 외국인 인질 일부를 조만간 석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하마스의 무장 조직인 알카삼 여단의 아부 오베이다 대변인은 이날 영상 연설을 통해 "앞으로 며칠 안에 일정 수의 외국인을 석방할 것이라고 (협상) 중재자들에게 알렸다"고 발표했다. 이어 "가자지구를 이스라엘군의 '무덤'과 '수렁'으로 만들겠다"며 이스라엘군의 지상 작전 확대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오베이다 대변인은 석방되는 인질의 국적과 규모, 석방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리지 않았다. 이스라엘 측은 현재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이 미국인 등을 포함해 230여 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까지 하마스로부터 석방·구출된 인질은 총 5명이다. 하마스는 지난달 20일 미국인 인질 2명을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석방하고, 같은 달 23일 인질 2명을 추가로 풀어줬다.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확대 중인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지난달 30일 이스라엘 여성 군인 1명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현재 하마스와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한 카타르와 이집트 중재 아래 하마스와 인질 석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카타르 정부에 따르면 하마스와 협상은 '포로 교환'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되고 있다. 하마스는 억류한 인질을 풀어주는 대가로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6000명의 석방을 요구한다.
하마스가 외국인 인질 일부 석방을 발표했지만, 갈수록 강화하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실제 인질 석방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앞서 CNN은 미국 관리과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 확대로 하마스와 인질 협상이 한층 복잡해졌다고 전한 바 있다.
/사진=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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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향한 공격을 점점 강화하며 하마스 제거에 나서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에서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 수용소 공습을 통해 하마스 최고 사령관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유엔에 따르면 자발리아 수용소는 가자지구의 8개 난민캠프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성명은 "얼마 전 ISA(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의 정보에 따라 이스라엘군 전투기가 하마스 중앙 자발리아 대대 사령관 이브라힘 비아리를 사살했다"며 "비아리는 지난 7일 '누크바(Nukbha, 하마스 최정예 특수부대)' 테러 조직원들을 이스라엘에 파견해 살인적인 테러 공격을 감행한 책임자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IDF는 비아리가 지상 작전을 시작한 이래 가자지구 북부의 모든 군사 작전을 감독했고, 지난 수십 년간 이스라엘에 대한 여러 공격에도 관여했다고 전했다. IDF 대변인 리차드 헥트 중령은 CNN 인터뷰에서 "자발리아 난민캠프 공습은 하마스 사령관을 겨냥한 것"이라며 하마스 사령관이 민간인 뒤에 숨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은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으며,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외무부와 하마스는 즉각 반발했다.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스라엘) 점령군이 자발리아 수용소에서 우리 국민에 대해 저지른 새로운 학살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비난한다"며 이스라엘군이 어린이와 여성도 사살했다고 지적했다. 하젬 카셈 하마스 대변인도 이스라엘이 "자발라아 수용소의 안전한 민간인, 어린이, 여성에 대한 극악무도한 범죄를 정당화하려고 있다"고 비난했다. 팔레스타인 적십자 격인 적신월사는 이스라엘군의 자빌리아 수용소 공습으로 민간인 2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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