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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맥주 8000원 시대’에 빅맥 너마저…서민 지갑 위협하는 고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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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대표메뉴인 빅맥은 때론 국가별 물가 수준을 파악하는데 유용한 지표가 되곤 한다. 맥도날드가 전 세계에 지점을 두고 있다 보니, 각국 빅맥 가격만 봐도 그 나라 물가 수준을 알 수 있어서다. 실제로 경제학엔 달러를 기준으로 각국의 물가 수준과 통화가치를 비교하는 ‘빅맥지수’란 것도 있다.

올해 가파르게 오른 물가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한국 맥도날드가 빅맥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5200원이던 빅맥은 다음달 2일부터 5500원이 된다. 5.7% 인상률이다. 최근 서울 강남과 광화문 등 직장인이 많은 상권엔 소주와 맥주 가격도 각각 5000~6000원, 5000~8000원 사이로 형성돼 있다. 월급 인상 속도보다 물가 인상이 더 가팔라져 서민 주머니 사정이 더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세계일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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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부문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8.34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 상승했다. 지난 4월(7.6%) 이후 5개월 연속 둔화하고 있긴 하지만 올해 초 물가가 확 오르면서 서민이 체감하는 부담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단, 술값이 오르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11일부터 카스와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오비맥주가 국산 맥주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소매가는 더 올랐다. 이날 기준 서울 주요 지역에선 맥주 1병을 7000원이나 8000원에 파는 곳도 있다고 한다. 소주도 5000원에서 6000원 선이다.

간단하게 든든한 한끼를 먹을 수 있는 햄버거 가격도 오름세다. 맘스터치는 오는 31일부터 닭가슴살을 원료로 쓰는 버거 4종 가격을 올리기로 했고, 맥도날드는 내달 2일부터 13개 메뉴 가격을 평균 3.7% 올린다. 맥도날드 가격 인상은 올해 2월 이후 단 8개월 만이다.

장바구니 사정도 좋지 않다. 식용유의 경우 2년 전과 비교하면 물가가 55.1% 올랐고, 밀가루도 2년 전 대비 44.8% 상승했다. 빵 가격 역시 2년 전보다 21.7% 높다.

서울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진모(30)씨는 “불과 몇 개월 전쯤 치킨값 2만원 시대가 열렸다고 할 때 놀랐던 것 같은데 이젠 ‘치킨 2만원’이 당연해졌다”며 “물가가 너무 올라 외식하기 점점 부담스러워지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한 누리꾼 역시 이날 한 커뮤니티에 “요즘 물가가 미쳤다”며 “오랜만에 디저트가 생각나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켰는데 주먹보다 작은 스콘이 5000원”이라고 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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