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파르게 오른 물가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한국 맥도날드가 빅맥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5200원이던 빅맥은 다음달 2일부터 5500원이 된다. 5.7% 인상률이다. 최근 서울 강남과 광화문 등 직장인이 많은 상권엔 소주와 맥주 가격도 각각 5000~6000원, 5000~8000원 사이로 형성돼 있다. 월급 인상 속도보다 물가 인상이 더 가팔라져 서민 주머니 사정이 더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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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부문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8.34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 상승했다. 지난 4월(7.6%) 이후 5개월 연속 둔화하고 있긴 하지만 올해 초 물가가 확 오르면서 서민이 체감하는 부담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단, 술값이 오르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11일부터 카스와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오비맥주가 국산 맥주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소매가는 더 올랐다. 이날 기준 서울 주요 지역에선 맥주 1병을 7000원이나 8000원에 파는 곳도 있다고 한다. 소주도 5000원에서 6000원 선이다.
간단하게 든든한 한끼를 먹을 수 있는 햄버거 가격도 오름세다. 맘스터치는 오는 31일부터 닭가슴살을 원료로 쓰는 버거 4종 가격을 올리기로 했고, 맥도날드는 내달 2일부터 13개 메뉴 가격을 평균 3.7% 올린다. 맥도날드 가격 인상은 올해 2월 이후 단 8개월 만이다.
장바구니 사정도 좋지 않다. 식용유의 경우 2년 전과 비교하면 물가가 55.1% 올랐고, 밀가루도 2년 전 대비 44.8% 상승했다. 빵 가격 역시 2년 전보다 21.7% 높다.
서울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진모(30)씨는 “불과 몇 개월 전쯤 치킨값 2만원 시대가 열렸다고 할 때 놀랐던 것 같은데 이젠 ‘치킨 2만원’이 당연해졌다”며 “물가가 너무 올라 외식하기 점점 부담스러워지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한 누리꾼 역시 이날 한 커뮤니티에 “요즘 물가가 미쳤다”며 “오랜만에 디저트가 생각나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켰는데 주먹보다 작은 스콘이 5000원”이라고 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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