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카드 세터 한태준이 동료에게 토스를 올려주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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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같은 세터가 등장했다.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는 29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도드람 2023~2024 남자부 1라운드 맞대결에서 3-0(25-18 25-21 25-23) 셧아웃 승리를 장식했다.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개막 연승 숫자는 ‘5’로 늘어났다.
예상치 못한 질주다. 지난 시즌 멤버에서 김지한만 남았을 정도의 대격변을 감행할 때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신영철 감독의 지휘 아래 새 얼굴들이 하나 같이 제 역할을 해낸다. 남자부 유일 ‘신입 외인’ 마테이 콕을 필두로 김지한과 한성정이 날개를 담당한다. 박진우와 ‘아시아쿼터’ 오타케 잇세이가 중앙을 든든히 책임진다. 오재성 리베로의 촘촘한 수비까지 더해지며 흠 잡을 데 없는 전력을 갖췄다.
이들을 한 데 아우르는 세터 한태준의 공이 방점을 찍는다. 2004년생의 어린 세터인 한태준은 수성고를 나와 2022~2023시즌 드래프트 1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은 백업으로 18경기 45세트를 소화하는 데 그쳤으나, 올해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주전으로 도약해 팀 창단 최장 개막 연승을 지휘하며 리그 대표 세터로 진화해간다.
한태준이 동료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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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라운드부터 이렇게 좋은 성장할 수 있을지 몰랐다. 잘 안돼도 옆에서 형들, 동생들이 잘 도와준다. 그런 배려들이 있어서 좋은 시너지, 좋은 리듬으로 가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1승, 2승 하다 보니 이기는 걸 지키려고만 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성적이 나오는 듯하다. 이 좋은 느낌 그대로 가져가고 싶다”고 웃었다.
5연승을 일군 이날도 한태준의 활약이 백미였다. 세트성공률 55.88%(38/68)를 마크했다. 상대 블로커가 없거나 1명만 올라오는 ‘원 블록’ 상황을 총 18차례 만들어내며 원활한 공격을 이끌었다. 중요한 순간마다 과감한 속공 선택(26.5%)도 주저하지 않았다. 19세 선수답지 않은 침착함과 대범함이었다.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불린 신 감독의 가르침이 그를 깨운다. 한태준은 “가장 많이 주문하시는 게 속공 토스다. 잘 올리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안 되긴 한다”며 “감독님께서 속공 토스만 잘하면 상대 블로킹 혼동이 올 거라고 말해주신다”고 언급했다.
신 감독은 한태준을 지명할 때부터 “한선수를 이을 재목”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자는 “감독님께서 그렇게 인정해주신 건 정말 영광스럽다. 보답을 드렸어야 했는데, 저번 시즌은 뭐가 뭔지 모르고 지나간 시즌”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이어 “비시즌 많은 준비를 했고 기회도 많이 주신다. 감독님이 충고도, 칭찬도 많이 해주신다. 그 말씀들이 자극제가 되고, 그로 인해 성장해가고 있다”며 앞으로의 선전을 다짐했다.
수원=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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