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터너티브 K팝 그룹으로 해외서 주목…첫 정규음반 발표
BTS RM과 협업 화제…"K팝·얼터너티브 최전선의 만남, 대중 관심 달콤"
바밍타이거 |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우리는 하고 싶은 대로 하는 팀이에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비전을 공유하며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린 이미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오메가 사피엔)
정해진 멤버 수도, 고정된 팀 구성도 없다. 힙합에서 댄스, 일렉트로니카에서 록 분위기까지 장르도 하나에 머무르지 않는다. 무대에서 같은 검정 옷을 맞춰 입고서 춤까지 선보이는 퍼포먼스에서는 묘한 끌림이 느껴진다.
이 같은 매력이 통한 것일까.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피처링한 이들의 노래는 단박에 미국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1위에 오르며 글로벌 화제를 모았다.
바로 '얼터너티브 K팝 그룹'을 표방하는 바밍타이거(Balming Tiger)다.
이들은 오메가 사피엔·머드 더 스튜던트(래퍼), 소금(보컬), 비제이 원진·언싱커블·이수호(프로듀서), 산얀(디렉터), 어비스(A&R)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영상 감독 이수호와 홍찬희도 멤버로 포함돼 눈을 사로잡는 시각적 결과물을 자랑한다.
이달 정규 1집 '재뉴어리 네버 다이즈'(January Never Dies)를 내놓고 다음 달로 예정된 월드투어 연습에 한창인 이들을 최근 서울 마포구에서 인터뷰했다.
오메가 사피엔은 "아시안 혹은 오리엔탈이라는 정체성을 가져가고 싶었는데, 전 세계인이 아는 그런 것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타이거밤'(호랑이 연고)이 떠올랐다"며 "여기서 영감을 받아 '바밍타이거'라고 팀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정규 1집은 기성 시스템과 사회가 강요하는 기준에 얽매이지 말고 내면을 믿고 서로 사랑하자는 주제가 담긴 앨범이다.
멤버들은 지난해 2월 경기도 양평의 어느 산 중턱 숙소에서 송 캠프를 열고, 곡이 도출될 때까지 스스로를 가둬뒀단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앨범 수록곡들이 탄생했다.
소금은 타이틀곡 '무빙 포워드'(Moving Forward)에 대해 "지금이 우리가 진짜 앞으로 나아갈 어떤 타이밍에 맞닥뜨렸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래서 '무빙 포워드'라는 키워드를 잡고 작업을 했다. 물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챙기는 것"이라고 짚었다.
K팝은 알겠는데, '얼터너티브'(alternative·대안)란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다.
바밍타이거 |
오메가 사피엔은 "과거엔 이쪽 신(Scene)에 있는 분들이 K팝에 동화되는 것을 거부하는 경향도 있었는데, 우리는 이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며 "우리는 K팝이 자랑스럽고 떼어낼 수 없는 아이덴티티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팀이고, 장르적 특징을 붙일 수 없어서 '얼터너티브 K팝'이라는 이름을 썼다"며 "나는 힙합을 들으면서 자랐지만 소금·비제이 원진·머드 더 스튜던트는 다른 음악을 듣고 자랐다. 어떤 장르를 선보이든 설득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독창적인 색깔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았다. 미국 유명 음악 축제 SXSW(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에 초청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무산됐고, 지난해 이 축제에서 무대를 꾸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어비스는 "SXSW에 참가하게 돼 잘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코로나19로 취소 통보를 받고 산얀과 순대국밥집에서 소주를 들이켜며 울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메가 사피엔은 "K-컬처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얼터너티브'라 대안적인 걸 내놓으니 해외에서 관심을 가진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멤버들은 다음 달 유럽, 북미, 남미, 아시아를 아우르는 월드투어에 돌입한다. 이전 투어보다는 조명이나 무대 뒤 전광판 LED 영상 등도 꼼꼼히 신경을 쓸 계획이라고 했다.
소금은 "이번 투어가 우리의 한계에 도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뭐든지 편하게 하다 보면 배우는 게 별로 없더라"고 말했다.
RM과의 협업 이야기를 꺼내자 오메가 사피엔은 "대중적인 관심이 달콤하더라"고 솔직한 심정을 들려줬다.
그는 "K팝의 최전선에 있는 RM과 얼터너티브의 최전선에 있는 우리라는 두 세상을 잇는 다리 같은 작업이었다"며 "우리 같은 사람도 나와줘야 K팝이 오래 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렇다면 대체 바밍타이거는 어떤 팀일까. 다시 한번 물어봤다.
머드 더 스튜던트는 "하나로 정의 내릴 수 없는 팀"이라고 답했다. 비제이 원진은 "엉뚱한 팀", 어비스는 "자유로운 팀"이라고 각각 정의했다.
"저는 모든 인간은 창작자라고 믿어요. 저희는 단지 음악을 통해 자기 자신에게 더욱 솔직했을 뿐이랍니다." (오메가 사피엔)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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