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무역 상대국 다양성 저하…미중 간 무역 의존↓
정치적 이해관계 높은 국가 간의 무역의존도 심화
일본 요코하마항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차들이 줄지어 서있다. [로이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과 중국 간 대립 심화로 글로벌 무역의 다양성이 감소하고 ‘프렌드쇼어링(동맹국 끼리의 공급망 구축)’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세계무역기구(WTO)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발표를 인용해 국가별 무역 상대국의 범위가 크게 줄면서 글로벌 무역이 정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글로벌 무역량이 둔화하면서 세계 경제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5일 WTO는 올해 세계 상품 무역량이 전년대비 0.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월 예측한 1.7%과 비교하면 대폭 하향조정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분쟁으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국가간 분열이 심화하면서, 국가별 수출입 상대국도 축소되고 있다.
UNCTAD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무역 상대국의 폭을 산출한 지수는 지난해 1분기를 100으로 봤을 때 올해 1분기에는 그보다 5.8% 감소한 94.2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동시에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와의 교역 증감을 나타내는 지수는 같은 기간 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국가별 교역국 수는 축소된 반면 이해관계가 깊은 국가들 간의 무역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UNCTAD는 “국가간 무역이 정치적 가치가 공유된 국가들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이해관계에 있어 대척점에 서 있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도 줄어들고 있다. 반도체 등 첨단기술을 필두로 한 수출규제들의 영향이다. UNCTAD에 따르면 양국의 무역 총액에서 양국간 무역 비중은 올해 1분기 11.9%로 2년전 대비 2.7%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러시아와 중국의 무역 의존도는 높아졌다. 우크라이나의 EU 무역의존도는 올해 1분기에 전년 대비 20.5%포인트나 상승했고, 같은 기간 러시아는 EU 의존도를 5.6%포인트 낮춘 대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3.7%포인트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는 세계 경제 분열로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이 7% 정도 줄어들 수 있다는 연초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를 인용하며 “무역 측면에서 세계의 분열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분열이 길어지면 주요 광물 등의 생산비용을 끌어올려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balm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