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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이재명 “尹 내각 총사퇴시켜야”… 가결파 징계엔 ‘불문’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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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일 만에 당무 복귀

“무능·폭력적… 尹, 국정 쇄신을”

총선 앞두고 정권 심판론 역설

정부 예산안 전면 재검토도 예고

당정 의대 정원 확대엔 협조 의사

“체포안 때 일 더 왈가왈부 말라”

단결 강조하며 내분 봉합 의지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첫 일성으로 윤석열정부를 향해 ‘내각 총사퇴’를 촉구했다. 본인 체포동의안 표결로 불거진 일명 ‘가결파’ 징계 문제에 대해선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길 바란다”며 사실상 매듭을 지었다.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를 등에 업은 이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안으로는 내분을 봉합하고 당 밖으로는 대여 전선을 다시 한 번 공고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께선 계속 말씀드렸던 것처럼 국정기조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며 “무능과 폭력적 행태의 표상이 돼 버린 내각을 총사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말로만의 반성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정부의 진정성을 확인시켜 주는 핵심 모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단식에 따른 회복 치료를 마치고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 대표는 이날 “무능과 폭력적 행태의 표상이 돼 버린 내각을 총사퇴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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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이후 진행될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 중 대대적인 공세 또한 예고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기술 발전에 힘쓰고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위한 국가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며 “예산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해야 한다. 여야 간 충실한 협의를 통해 예산에 대한 근본적 대전환을 시도해 주시길 요청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전날 ‘민생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회의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과 여당 대표, 야당 대표 간 여·야·정 3자 회동을 제안하는 바”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포함된 3자 회동을 역제안한 셈인데 사실상 김 대표 제안을 거절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들이 일제히 회의에서 김 대표 제안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정청래 최고위원만 해도 “(윤 대통령이) 괜히 김 대표를 내세워 회담을 제안하는 쇼를 멈춰 주시길 바란다. 권한도 없는 바지사장과 시간낭비하는 것보다는 실질적인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회담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오후부터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들 최고위원 발언에 이 대표 의중이 담겼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표는 정부 여당이 추진 중인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서만큼은 ‘정부 세부안 제시’를 전제로 한 협조 의사를 밝혔다. 그는 “여야가 힘을 합쳐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첫 사례로 공공·필수의료 확대, 그리고 핵심 중 핵심인 의대 정원 확대 문제에 나서 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35일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들로 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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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언 중에는 본인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불거진 당 내분을 겨냥한 언급도 있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단결하고 단합해야 한다”며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의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질 않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게재돼 지도부 답변 요건인 동의 인원 5만명을 넘긴 ‘가결파 5인’(이상민·김종민·이원욱·설훈·조응천) 징계 청원에 대해 사실상 불문에 부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표의 언급으로 체포동의안 국면으로 불거진 친명·비명(비이재명) 갈등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모습을 감추게 됐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이뤄질 공천에서 다시금 갈등이 불거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실제 이 대표 또한 가결파 징계를 언급하는 중에 “단결과 단합 이외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충분한 혁신을 통해 국민의 기대에 맞춰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 발언 중 ‘충분한 혁신’은 결국 공천 중 진행될 현역 물갈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승환·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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