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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로코퀸’→‘액션퀸’ 도전하는 신혜선 “서른 전 주인공 목표달성 …이제는 새 장르 도장깨기”[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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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신혜선. 사진 | 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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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언젠가 한 번은 할 줄 알았다. 훤칠한 키를 가진 배우 신혜선은 액션 감독들이 눈독들인 인재였다. 주로 로맨틱 코믹물에서 두각을 드러냈지만 ‘액션퀸’으로도 충분한 재목이었다. 그런 신혜선을 액션으로 이끈 영화는 ‘용감한 시민’이다.

베일을 벗은 신혜선의 액션은 기대를 뛰어넘었다. 액션의 정석을 지키면서도 긴 팔다리를 이용한 화려함이 돋보였다 호평받은 넷플릭스 ‘마이네임’의 한소희와 최근 공개된 ‘발레리나’ 전종서보다 낫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복싱을 베이스로 각종 발차기를 펼쳐보이고 잡기도 사용하며 레슬링 기술도 연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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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남자를 제압하는 액션은 조금만 어설퍼도 몰입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용감한 시민’ 속 남자와 대적하고 제압하는 신혜선의 액션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지난 6개월간 피, 땀, 눈물을 쏟았다는 훈련량이 스크린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용감한 시민’으로 액션퀸에 도전한 신혜선은 “액션을 정말 하고 싶었다. 고양이 가면을 쓰는 설정이 있어서 부담이 적을 거라 생각하고 임했다. 오산이었다. 훈련량은 똑같았다. 엄청난 훈련이 필요했다. 쉽지 않았지만, ‘액션퀸’이란 칭찬 덕분에 희열이 있다”고 말했다.

◇“서사 없는 악역을 처치하는 나, 멋있어”

‘용감한 시민’은 학교 폭력을 전면으로 다룬다. 사립학교 재단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아버지와 대형로펌 변호사인 새엄마, 검찰에서 일하는 삼촌을 둔 한수강(이준영 분)을 막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 복싱까지 배운 한수강은 돈과 권력, 무력까지 가졌다. 교사는 물론 경찰도 그의 악행에 손을 대지 못한다.

한수강이 친구들을 괴롭히는 걸 알게 된 소시민(신혜선 분)은 정의감에 불타오르지만, 어떻게든 꾹 누르려 한다. 정교사 발령이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복싱 선수 출신으로 다양한 무술을 연마한 그는 새 삶을 위해 교육계에 입문했다. 어떻게든 눈을 감고 피하려고 지만, 치밀어오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고양이 가면을 쓴 뒤 한수강과 맞붙는다.

“액션도 액션이지만 이야기가 명료해요. 1차원적이기도 하고 권선징악까진 아니더라도 복잡하지 않고 단순해서 오히려 시원하더라고요. 머리 아프지 않고 오락영화로서 구조가 잘 짜여진 느낌이었어요. ‘서사 없는 악역을 처단하는 나’라는 게 멋있더라고요. 감독님이 설득하기도 전에 제가 손을 들고 하고 싶다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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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는 신혜선의 원맨쇼다. 정교사가 되기 위해 주위 교사들에게 웃음을 팔고 온갖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화장실에서 다리를 떨며 분노를 참아내고, 어떻게든 정교사가 되기 위해 온갖 가증을 다 떤다. 그간 각종 코믹물에서 접했던 신혜선의 장기가 나타난다. 이후 한수강과 맞붙게 되면서 일그러지는 얼굴이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건 초반부의 매력 덕분이다.

“정말 가증스럽죠? 처음 의상 분장팀도 저를 가증스럽게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어요. 눈화장, 의상 모두 분홍색으로 통일했어요. 리본도 달려 있고요. 액션 장면보다 초반부에 더 공을 많이 들였어요. 비록 편집되긴 했지만, 제가 귀여운 춤도 춰요. 항마력 딸릴 뻔했어요.”

◇“나도 처음 본 일그러진 얼굴, 작품을 위해선 당연해”

한수강의 괴롭힘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 중반부부터는 쉼 없이 싸운다. 고양이 가면을 쓰고 싸우는가 하면, 후반부에는 가면을 벗고 링 위에서 다툰다. 서로 치고받고를 반복하던 사이 한수강 뿐 아니라 소시민의 얼굴도 뭉개진다.

박진표 감독은 빠르고 짧은 컷이 오고 가는 액션 중간마다 배우들의 얼굴을 슬로우로 담아낸다. 감정이 있는 액션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신혜선의 짓눌린 얼굴이 엿보인다.

“제가 싸움 잘하는 사람처럼 나오는 게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조금만 대도 준영이가 굴러떨어지니까 마치 제가 슈퍼파워가 있는 기분이었어요. 아기들이 왜 칼싸움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상처가 나고 일그러진 얼굴이 나오는데, 작품을 위해선 당연한 거라 생각해요. 그런 얼굴이 있어야 더 몰입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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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의 열정은 업계에서 유명하다. 언제나 어느 촬영장에서나 열심히 하기로 유명하다. 심지어 인터뷰 현장에서도 늘 몰입해서 말한다. 쉼 없이 말을 쏟아낸다. 열정과 야망이 그대로 전달된다. 하지만 이날은 뭔가 숨이 죽은 듯 보였다.

“예전에는 정말 야망녀였어요. 열정이 지나쳤죠. 예전 저의 목표는 주인공이었어요. 서른살 되기 전에 주인공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그 목표로만 달렸었죠. 그리고 주인공을 여러 번 하니 목표가 사라진 것 같아요. 이제는 다양한 걸 경험하면서 새 목표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그래서 재밌는 캐릭터와 안 해본 장르에 도전하고 있어요. 재미를 찾으면 열정이 생기더라고요. 계속 제 마음을 알아보며, 차근차근 더 성장해 나가는 배우가 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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