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모델 추산…리쇼어링 상황서 中 GDP 6.9% 줄 때 한국은 10%가량↓
동맹중심 공급망 재편땐 한국 GDP 약 4%, 中 6.8% 각각 줄어
기재부 "대중 수출 비중 높았던 2000∼2021년 분석…과대 추정 가능성"
중국의 한 무역항 |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민경락 기자 = 미중간 경제적 단절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중국이 상호 간에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할 경우 한국이 비교적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 평가가 나왔다.
특정 가정하에서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감소율이 중국보다 더 클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자체 모델을 활용한 IMF의 지역 경제전망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중국과 OECD가 동맹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이른바 '프렌드쇼어링' 상황에서 한국의 GDP는 4%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프렌드쇼어링 상황은 중국과 OECD 회원국들이 서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비관세 무역장벽을 강화하되, 다른 국가와의 교역을 제한하지 않는 환경을 가정했다.
그 결과 중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와 공급망 변동에 따른 생산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GDP가 6.8% 줄어드는 것으로 나왔다.
한국은 그보다는 낮지만 중국과의 관련도가 높은 만큼 GDP 감소율이 2% 이하인 다른 경제권보다는 피해가 클 것으로 평가됐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의 GDP 감소율은 1.8% 수준이고, 중국·OECD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GDP 감소는 0.2% 정도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OECD 회원국을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및 스위스, 기타 선진국 등으로 구분했고, OECD 정회원국 외에 동남아시아와 인도에 미치는 영향도 별도로 살펴봤다.
프렌드쇼어링·리쇼어링에 따른 중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경제 타격 |
한편 중국과 OECD가 서로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를 상대로 비관세 무역장벽을 강화하는 '리쇼어링'(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상황에서는 한국의 GDP 감소율이 중국보다 클 수 있다고 IMF는 평가했다.
리쇼어링 상황에서는 비관세 무역장벽 강화를 통해 OECD 회원국들의 대외 구매 의존도를 3%포인트씩 낮추는 경우를 가정했다.
그 결과 중국의 GDP가 6.9% 감소하는 동안 한국의 GDP는 10%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왔다.
동남아시아(인도네시아 제외)도 GDP가 9.1% 감소하는 등 중국·OECD와의 관련성이 높고 무역 비중이 높은 개방경제형 국가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OECD 회원국들의 GDP가 3.8∼10.2%가량 감소하는 가운데, 미국의 GDP 하락률은 4%보다 작을 것으로 추산됐다.
또 생산비용 상승과 비관세 장벽 증가로 인한 자원 배분 상의 왜곡 등으로 인해 전 세계 GDP는 4.5% 쪼그라드는 것으로 나왔다.
반면 중국 경제가 개혁에 성공할 경우 중국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 경제 국가들을 중심으로 수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으며, 동남아시아(인도네시아 제외)와 한국의 성장률 상승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IMF는 디리스킹 여파가 중국에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제3국이 수동적으로 프렌드쇼어링 전략의 수혜를 기다리기보다는 이들을 세계 공급망에 더욱 통합시키기 위한 개혁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과거 대중 수출 비중이 높았던 2000∼2021년을 대상으로 한 분석"이라며 "한국의 디리스킹 영향을 과대 추정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2022년 이후 대중 의존도가 낮아진 교역구조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만큼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는 취지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출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간 지속한 수출 지역 및 품목의 다변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 등 수출 체질 개선 노력을 앞으로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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