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로 무면허로 성대 제거…항생제 투여도
개 58마리 중 30마리 질병 감염돼 죽어
인천지법 형사17단독(판사 이주영)은 동물보호법 및 수의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0)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4월 30일 오전 10시쯤 인천 강화군 선원면의 B씨가 운영하는 개 농장에서 개 58마리의 성대를 제거, 그중 30마리가 미상의 질병에 걸려 죽음에 이르게 하는 등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수의사가 아닌데도 B씨의 부탁으로 개들의 입을 벌린 다음 미리 준비한 가위로 성대를 잘라 떼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사기로 개에게 항생제를 투약하는 등 무면허 진료행위를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법원은 “약식명령에서 정한 벌금의 수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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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검찰은 같은 혐의로 A씨를 약식기소했다. 약식기소란 검사가 벌금이나 몰수 등 재산형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정식 재판에 회부하지 않고 법원에 약식명령을 청구하는 절차다.
법원은 검찰이 기소한 대로 약식명령을 선고했다. 그러나 A씨는 이에 불복해 지난 3월 31일 정식재판을 청구한 바 있다.
현행 수의사법에 따르면 반려동물에 대한 자가 진료 행위는 금지되어 있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A씨의 사례처럼 무면허 자가 진료에 의한 동물 학대 사건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동물 학대 및 동물보호법 위반, 무면허 진료 행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초 경기도와 동물보호단체가 적발한 화성의 대규모 동물생산업체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약물과 주사기가 발견됐고, 커터칼로 불법 제왕절개를 한 정황까지 확인됐다. 비슷한 시기 광주광역시의 번식장에서도 백신, 안락사용 약물, 옥시토신 등 호르몬제가 발견되어 논란이 됐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동물 학대 검찰 처분은 2016년 339건, 2017년 509건, 2018년 601건, 2019년 1,070건, 2020년 1~10월 879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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