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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상승 불붙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美 대선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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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슈켈론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는 모습이 아슈켈론에서 보이고 있다. 2023.10.18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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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가자지구 내 병원 폭발 사건에 대해 이슬람 국가들에서 반미, 반이스라엘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주변 산유국들이 개입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세계 원유 시장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은 확전 기로에 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을 짚어보고 향후 미국 대선에 미칠 영향도 살펴봤다.


국제유가의 변수…커지는 이란 개입 가능성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가장 큰 변수는 이란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은 이란이 하마스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한국이 카타르 은행으로 보낸 이란 석유 대금 60억 달러를 동결했다. 그동안 미국은 대이란 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핵합의 등 이란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비공식적으로는 원유 거래를 허용해왔다.

그러나 하마스 공격 이후 미국 내에서 공화당을 중심으로 이란을 강하게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 커졌다.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은 "이란은 석유로 번 돈으로 테러리즘을 지원한다"며 강력한 석유 수출 제한을 요구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 직후 이란은 사태 개입을 전면 부인했지만, 가자지구 병원 폭발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응답해야 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을 겨눈 범죄는 심판받아야 한다"고 전쟁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만약 이스라엘의 지상작전이 전개되면 이란의 참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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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전쟁에 개입하면 석유 수출이 중단되고, 상황에 따라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도 봉쇄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 참전 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하며, 이 경우 세계 물가 상승률이 6.7%에 달하는 등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도 20개월째 지속되고 있어 글로벌 원유 시장의 불안은 더 커질 수 있다. 산유국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수출 제재로 지난해 해상을 통한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이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불안 부추기는 미국 전략비축량

국제유가의 불안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전략비축유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석유 공급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전략비축유는 9월 말 기준 약 3억 5130만 배럴로 8월의 3억 4680만 배럴보다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전략비축유가 장기간 3억 5000만 배럴 이하로 유지된 것은 198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EIA의 추정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미국 석유 소비량은 일일 약 2000만 배럴에 달한다. 현재 전략비축량은 약 17일분에 머문다. 1990년 이후 전략비축유는 6억 배럴을 넘어섰고 2010년 이후에는 6억 5000만 배럴을 꾸준히 상회했다. 바이든 행정부 취임 초기만 해도 전략비축유는 6억 3000만 배럴이지만 고유가 대응 및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략비축유가 급감했다.

당초 바이든 정부는 유가가 배럴당 75달러 수준으로 안정되면 전략비축유를 보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8월로 예정된 보충 계획을 철회했다.

에너지부에 따르면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이 하루 1320만 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석유업체들이 원유 생산을 늘리고 있다. 다만 중동발 위기가 고조되고 바이든 정부가 전략비축유 매입에 나서게 된다면 국제유가는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 유가, 미 대선에도 영향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찾아온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미국 유권자들의 현 바이든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휘발유 가격에 민감한 미국 유권자들의 바이든에 대한 불만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가상의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지지율이 10%가량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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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해 활주로로 영접을 나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환영을 받고 있다. 2023.10.18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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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그 자체도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한 외교 성과를 무너뜨리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UAE, 바레인과의 수교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는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해 '중동 평화 구상'을 성공시키고 이를 외교 치적으로 내세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사태로 중동 평화 구상이 좌초 위기에 처하고,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과 팔레스타인에 동조하는 아랍의 대결 구도가 부각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추진한 중동 평화 구상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외교적 치적 쌓기에 집중한 나머지 이스라엘 극우 정부를 견제하지 못하고 팔레스타인 문제를 외면한 것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폭스뉴스는 중동의 위기가 과거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무산시킨 사례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도 카터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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