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재도약 모델 제시…개편·전환·구축 '3대축' 및 8대 이행과제
원천기술 기반 초격차 산업 창출·AI 고급인력 '5만대군' 양성 등 제안
맥킨지는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각국 언론을 대상으로 '한국의 다음 S-곡선'(Korea's Next S-Curve)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면서 한국 경제 재도약을 위해 개편·전환·구축이라는 3대 축과 8개 이행 과제를 제안했다.
새로운 한국 경제성장 모델 소개하는 송승헌 맥킨지코리아 대표 |
맥킨지는 한국이 중화학공업 중심의 경제 전환을 실현한 1차 S곡선, 반도체, 자동차, 전자기기 등 첨단 제조업이 중심으로 떠오른 2차 S곡선에 이어 지금은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고부가가치 경제로 전환해야 하는 3차 S곡선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로 인구 구조 불균형이 빠르게 심화하고, 노동생산성도 선진국과 비교해 열위에 있는 등 난관이 적지 않다고 맥킨지는 지적했다.
아울러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표현되는 상장 주식시장의 낮은 투자 매력도가 여전해 모험자본 시장의 역동성이 부족한 점, 자동차, 화학, 반도체 등 이른바 '기둥' 산업들의 글로벌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점,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등 지정학적 변화도 한국이 직면한 도전 요인으로 지목했다.
맥킨지는 "두번의 S곡선 이후 20여년간 한국의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순위 상승은 정체 중이고 대표 수출제품도 변하지 않고 있다"며 "그 사이 한국이 선도 기술력을 보유한 영역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현 상황도 다양한 도전 요인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다만 "성장 마인드로 과감하게 과제들을 이행한다면 2040년 1인당 GDP 7만달러 시대 달성을 통한 세계 7대 경제 대국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맥킨지는 내다봤다.
글로벌 금융서비스 업체 S&P글로벌이 예측한 2040년 한국의 총 GDP 순위는 세계 11위, 1인당 GDP는 5만달러 수준으로 전망했는데, 이를 넘어서는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송승헌 맥킨지코리아 대표는 "선진국 반열에 오른 뒤 저성장 국면에서 다시 4∼5%대 성장이 가능하겠냐고 하지만, 독일이 2000년대 노동개혁과 제조업 혁신 노력으로 4%대 성장했고, 미국도 하이테크 산업 육성과 정부의 통화·재정 정책 등을 통해 1990년대 4% 성장률을 기록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맥킨지는 한국이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개편·전환·구축의 3대 축 아래 8대 과제 이행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킨지가 제시한 8대 과제는 산업구조 개편, 비즈니스 모델 개편, 고부가가치 전환, 원천기술 중심 신사업 전환, AI 전환, 산업혁신 기반 구축, 선순환 자본시장 구축, 핵심인재 양성체계 구축이다.
특히 수요 감소 등 대형 리스크를 안은 석유화학 산업은 과감한 구조개편이 필요하며, 미래 모빌리티, 청정에너지, 바이오 제약, 반도체 등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한 초격차 산업을 창출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맥킨지는 조언했다.
아울러 개발도상국 수준인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와 GDP 대비 자본투자 규모, 최근 26%까지 떨어진 주식시장 외국인 투자 비중, 낮은 주주환원율 등을 감안하면 기업 거버넌스와 규제 개선으로 자본시장 투자 매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 과제라고 지적했다.
맥킨지는 또 'AI 고급인력 5만 대군 양성'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자체적 인력 양성과 해외 인재 유치, 산학협력 확대 외에도 인센티브 제공으로 고급 인력을 유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체질 개선을 거친다면 한국 경제는 2040년까지 글로벌 선도 초격차 산업을 2개 이상 새롭게 배출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의 산업 클러스터를 3개 이상 창출할 것이라고 맥킨지는 전망했다.
또 매출 1천억달러 규모 기업은 현재 3개에서 8개로, 100억달러 이상 기업은 54개에서 74개로, 10억달러 이상 기업은 현재 418개에서 518개로 각각 5개, 20개, 100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송승헌 대표는 "대기업, 제조업 등에 집중됐던 기존 성장 모델을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동시다발 다면적 모델로 바꿔 나가야 한다"며 "개인과 기업, 정부가 비슷한 위기의식을 갖고 인식을 바꿔 정책 등이 변화한다면 이런 방향으로 조금씩 더 과감히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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