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가수 겸 배우 김형서. 사진|필굿뮤직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송중기 보러 갔다 김형서를 발견했네!”
지난 11일 개봉한 송중기 주연 영화 ‘화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하얀 역의 배우 김형서(활동명 비비)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18세 소년 연규(홍사빈 분)가 조직의 2인자 치건(송중기 분)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김형서는 극 중 부모의 재혼으로 동갑내기 연규와 남매가 된 여고생 하얀을 연기한다.
티빙 ‘마녀사냥’에서 ‘섹드립’을 서슴지 않고, 축제 현장에서 상의가 흘러내려도 시선을 즐겼던 MZ세대의 아이콘답게 그는 카메라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날것의 자신을 꺼내놓았다.
지난 2021년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로 연기에 발을 디딘 뒤 영화 ‘유령’과 ‘화란’,그리고 최근 공개한 디즈니+ 드라마 ‘최악의 악’까지 단 4개의 작품에만 출연한 신인으로서는 놀라운 존재감과 연기력이다. 더욱이 김형서는 여타 ‘연기돌’과 달리 제대로 연기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다.
“‘화란’은 제작사 사나이픽쳐스 한재덕 대표님이 제가 SBS ‘더 팬’에서 ‘편지’를 부른 모습을 기억하시고 캐스팅해주셨어요. 처음 연기한다고 했을 때 회사에서 연기학원을 잠시 보내주긴 했어요. 하지만 잘 적응하지 못했죠. 결국 한 대표님이 ‘배우지 말고 있는 모습 그대로 연기하라’고 권해 저도 그냥 카메라 앞에 서게 됐어요. (웃음)”
‘화란’은 15세 관람가가 무색할 만큼 폭력적이다. 하얀의 친부(유성주 분)이자 연규의 계부는 술만 마시면 야구방망이를 들고 양아들을 마구 두들겨 팬다. 연규는 계부의 야구방망이를 피하다 화분에 심긴 나뭇가지에 눈을 찔리는 대형사고를 당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영화 ‘화란’의 한장면. 사진|플러스엠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하얀의 상황도 그닥 좋지만은 않다. 아버지에게 맞지는 않지만 학교에서 일진들의 괴롭힘과 맞닥뜨린다. 피 안 섞인 남매인 연규는 하얀의 일이라면 앞장서서 돕다 각종 폭력에 노출되곤 한다. 김형서는 때로 발칙하게 연규를 도발하다가 때로 외로움과 폭력에 시달리는 서로를 보듬으며 위로하는 여고생을 표현해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이 작품은 ‘못 이룬 꿈에 대한 결핍’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연규가 내내 ‘화란’(네덜란드)에 가고 싶어 하잖아요.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 이루지 못한 꿈이 있기 때문에 저도 하얀과 연규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었죠.”
특히 김형서는 부친과 갈등을 빚는 하얀의 모습에 젖어들었다. 젊은 시절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자신을 가진 뒤 꿈을 포기했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형서는 “지금은 내가 아빠 꿈을 이뤘기 때문에 엄청 좋아하신다”며 배시시 웃었다.
꿈은 이뤘지만 그 역시 너무 빡빡한 스케줄에 몸과 마음이 지쳐 눈물을 터뜨린 시기가 있었다. 김형서는 지난해 7월 개인 채널 라이브 방송 중 “쉬고 싶지만 선택지가 없다. 팬들은 내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모를 것이다”라고 울부짖어 충격을 안겼다.
김형서는 “당시 다이어트와 수면부족 때문에 극한의 상황에 부딪혔다. 못 먹고 못 자니 통장 잔고에 얼마가 찍히든 하나도 안보였다. 지금은 안정을 되찾았다. 얼마 전에 깨달은 게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있지만 슬프지 않을 수 있는 권리는 돈으로 못사는 것이다”라고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톱스타 송중기와 작업과 칸영화제 참석은 그에게 또다른 배움의 장이 됐다. 김형서는 “흔히 ‘스타가 되기 전에 인간이 되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송중기 선배의 사람 됨됨이에 반했다. 타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현장 스태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선배님을 보며 배웠다”고 했다.
생애 처음으로 참석한 칸영화제는 그에게 새로운 세상이었다. 단 네 번의 작품으로 칸영화제에 진출한건 ‘연기돌’중 가장 돋보이는 활동을 펼치는 가수 아이유보다 빠른 경험이다. 김형서는 “레드카펫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모습이 마치 동화의 한장면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내가 운이 좋았다”고 생긋 웃었다.
가수로도 돋보이는 활동을 펼친 그는 “가수와 연기 사이에 간극은 없다”며 “가수는 내가 주체인 반면 연기는 협업이기 때문에 좋은 구성원들과 함께 할 때 마음의 안정을 느꼈다”고 했다.
“가수와 연기 활동을 통해 비비와 김형서 모두 사랑받을만한 사람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은데 자꾸 마약중독자나 유흥업소 종사자 역할만 들어와서 고민이에요.(웃음)”
mulgae@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