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벌써 10월 중순을 넘긴 가운데, 방송인 유재석의 2023년은 어땠을까? '반박불가 1인자'라는 사실은 변함 없었지만 위기와 기회와 동시에 찾아온 해이기도 했다.
유재석을 대표하는 SBS '런닝맨'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현상 유지, MBC '놀면 뭐하니?'는 재정비 기간을 지나 다시 한번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 외에도 디즈니+ '더 존: 버텨야 산다' 시즌2, 카카오페이지 '플레이유 레벨업' tvN '스킵' 등을 선보였다.
엄밀히 따지면 지상파에선 '놀면 뭐하니'가 삐끗하면서 다소 부진했는데, '핑계고'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탄생시키며 "역시 유재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테나로 소속사를 이적한 유재석은 지난해 연말 유튜브 세계에 뛰어들었고, 카페에서 수다를 떠는 콘셉트를 내세운 '핑계고'를 론칭했다. 그야말로 콘셉트도, 대본도, 출연료도 없는 3無 시스템에서 나온 '핑계고'는 공개하자마자 대박을 기록했다.
TV 예능의 성공 지표가 시청률이라면, 유튜브는 조회수와 구독자다. '핑계고'를 업로드하는 뜬뜬 채널은 일찌감치 구독자 100만 명을 넘어 138만 명을 돌파했고, 매회 조회수는 기본 수백만이다. 동영상 분량이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으로 굉장히 긴 편이지만, 평균 조회수가 300만~400만 뷰를 넘는다. 최고 조회수는 설 연휴에 공개된 이동욱 편으로 조회수 천만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큰 자기' 유재석이 '아기 자기' 조세호와 일반 시민들을 만났던 '유퀴즈'는 길바닥 토크의 참맛을 보여줬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유재석이 시민들과의 소통 능력, 진행 솜씨가 얼마나 뛰어난 지 매번 감탄을 자아냈다. 그리고 짜여진 대본이 아닌 편안한 분위기에서 나오는 순수한 토크도 보는 재미를 높였다.
그러나 지금의 '유퀴즈'는 만나기 힘든 유명 인사가 출연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과거 길바닥 토크의 참맛은 실종된 상태다. 매주 홍보성 짙은 연예인들도 출연하면서 예전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졌다.
그때 길바닥 토크의 연장선이 바로 '핑계고'다. '무근본 수다 콘텐츠'라는 주제로 유재석의 지인들을 초대해 떠들어 제끼고 있다. TV 프로그램에선 한 번도 본 적 없는 설정인 것.
최근 추석 특집으로 공개된 배우 공유 편은 오전 9시에 실시간 시청자가 5만 명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유재석은 '놀면 뭐하니'의 시청률 하락, 멤버 교체 등으로 속앓이를 했지만, 동시에 '핑계고'라는 대표 콘텐츠를 성공시키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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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간 지상파 연예대상은 "유재석이 받는다, 아니다"로 결정됐는데, 올해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MBC는 기안84가 강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SBS 역시 지난해 19번째 대상 트로피를 받았기 때문에 다른 수상자일 가능성이 높다.
방송국 예능 자체의 경쟁력과 메리트가 현저히 떨어지면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기에 '유재석의 부진'으로만 단정 지을 순 없다.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해 메가 히트작을 내놨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여전히 1인자의 존재감을 증명한 셈이다.
/ hsjssu@osen.co.kr
[사진] OSEN DB, '핑계고'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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