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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연합뉴스 '특파원 시선'

[특파원 시선] 난관뚫고 개장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베트남 韓기업 고충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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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원 노동 허가 및 비자발급 지연 사례 속출에 진출 기업 '속앓이'…비자런 빈발

중소기업 등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겪는 어려움에 한국 정부 '적극적 도움' 절실

연합뉴스

롯데몰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
[롯데쇼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베트남 최대 규모의 상업 복합단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가 지난달에 전면 개장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하노이의 전통적인 부촌이자 신도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떠이호(西湖)에 연면적 약 35만4천㎡(약 10만7천평)규모로 들어섰다.

면적이 5㎢에 달하는 떠이호는 하노이에서 자연적으로 조성된 호수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길이 15㎞의 호수 주변에 사당 등 유적과 다수의 커피숍, 유명 레스토랑이 대거 위치해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또 현지인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하기 위해 자주 찾는 코스이기도 하다.

특히 중앙정부 고위 공무원과 당 핵심 간부 등 '힘 좀 쓰는' 인사들이 대거 거주하는 관계로 현지 공안이 치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지역이다.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에서 가장 뛰어난 주거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지역에 롯데가 조성한 초대형 상업 복합 단지는 개장 후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주말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현지인뿐 아니라 외국인들이 몰려들면서 하루 평균 방문객이 3만명에 달한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서 롯데몰 웨스크레이크는 단숨에 명실상부한 하노이의 랜드마크로 부상했다.

하지만 개장까지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2020년 3월에 착공했지만, 당국의 소방시설 및 준공 규제 강화 등 여러 난관을 뚫고 개장 테이프를 끊기까지는 3년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총사업비만 6억4천300만달러(약 8천600억원)가 소요됐다.

개장됐다고 해서 계속 기뻐할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시설 내 모든 매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려면 당국의 승인과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대관 업무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경우와 상황은 다소 다르지만, 현재 베트남 내 다수의 한국 기업은 베트남 당국으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바로 주재원 노동허가 및 비자발급 지연 사례 속출 때문이다.

베트남 당국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노동허가 발급 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계 법령을 개정해 시행 중이다.

이 때문에 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주재원과 가족이 불법 체류자 신분이 돼서 어쩔 수 없이 무비자로 체류 기한을 연장하려고 태국이나 싱가포르 등 인근 국가로 잠시 나갔다가 들어오는 이른바 '비자 런'(Visa Run)이 빈발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베트남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데 통상 수백만 원이 소요될 뿐 아니라 업무도 일시적으로 중단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올해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 정부 고위 공무원은 이에 대한 대책을 묻는 기자 질문에 "베트남 정부가 앞으로도 규제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기업들이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리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이는 실상을 전혀 모르는 답변이라고 할 수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수는 거의 9천개에 달한다.

또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화가 가속화되고 동남아의 생산 허브인 베트남이 대안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다른 지역을 쳐다보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특히나 중소기업들이 당국의 규제 때문에 겪는 어려움을 덜어주고 경영 환경 개선을 도와주려는 한국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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