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상승으로 금융 여건 긴축"
국제유가發 인플레 우려는 변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미 국채 10년 만기 수익률은 전날인 9일(현지시간) 전거래일 대비 18bp(1bp=0.01%포인트) 하락한 4.62%를 기록했다. 올해 3월22일 이후 일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낙폭이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6bp 내린 4.92%로 집계됐다.
다만 10일 오전 3시2분 현재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657%로 전일 대비로는 소폭 오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치솟으며 5%에 육박하자 Fed 인사들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발언을 쏟아내면서 채권 금리가 지난주 대비 소폭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필립 제퍼슨 Fed 부의장은 이날 미 댈러스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회의 연설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추가적인 통화정책의 범위를 주의깊게 평가하려고 하는 상황"이라며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인한 금융 여건의 긴축 상황을 인식하고,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평가하는 데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두겠다"고 밝혔다. Fed가 추가 금리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같은 회의에서 "기간 프리미엄 상승시 경기가 냉각될 수 있다"며 "추가 긴축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Fed가 11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일본 노무라 홀딩스의 앤드류 티체허스트 금리 전략가는 "Fed 인사들은 채권 금리 상승과 금융 여건 긴축이 기준금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장의) 생각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가격 측면에서 Fed가 올해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 산하 경제 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Fed가 연말까지 현재 금리 상단인 5.5%를 유지하고, 내년 말까지 0.75%포인트 인하한 4.75%까지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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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는 국제유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유가가 치솟으면서 겨우 진정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4.34% 뛴 8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원유 생산지는 아니지만 주요 산유국인 이란이 하마스를 배후에서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유가가 치솟았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직접 공격하거나 미국이 대(對) 이란 석유 수출 제재 수위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에너지·원자재 칼럼니스트인 하비에르 블라스는 "이스라엘이 이란에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더라도 미국이 더욱 엄격한 제재를 가하면 이란의 석유 생산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잠재적으로는 그 이상까지 오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예상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의 로버트 탐슨 거시경제·금리 전략가는 "최근 국채 금리 상승은 Fed가 단기적으로 (금리인상을) 중단할 일시적인 이유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이유로 긴축 사이클 종료를 정당화하기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분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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