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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겨우 진정되나 했는데…급등한 유가에 희비 엇갈린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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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해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분쟁에 국제유가도 널뛰고 있다. 당분간 금융 시장 변동성 증가가 불가피한 가운데 분쟁의 양상에 따라 유가도 움직일 전망이다. 정유, 방산주에는 당분간 호재가 될 수 있지만 항공주처럼 유가가 이익에 영향이 큰 종목은 부담이 늘었다.


유가 상승 장기화 가능성 낮다지만…시장은 이미 '흔들'

머니투데이

9일(현지 시각)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1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 대비 4.3%(3.59달러) 급등한 배럴당 86.38달러에 마감했다. 중동지역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전쟁이 격화하면서 원유 수요와 수급 불안정성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가 상승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던 금융 시장에 새 충격이 될 수 있다. 유가가 각종 원자재 가격을 밀어올리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심화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 급등하던 유가가 최근 진정세를 보이면서 물가 안정 추세에 기여할 것으로 보였지만 다시 부담이 늘게 됐다.

최근 미국 장기채 금리 급등에 짓눌린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당분간 더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이날 상승 출발했던 국내 증시도 하락 반전했고 코스닥 지수는 7개월여 만에 800선이 무너졌다. 국제유가 흐름이 안정돼야 시장도 안정될 전망인데, 증권가에서는 이-팔 분쟁 양상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의 개입이 확인돼 확전으로 이어지면 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확전과 유가 상승 장기화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쟁 확대 시 이란에 있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주변 산유국들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추가적인 유가 급등의 가능성 자체는 상존한다"면서도 "하마스의 배후로 지목된 이란 측에서 공격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는 점은 양국 간의 전선이 주변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지난 8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일각에서는 이란 배후설을 제기하는 만큼 사태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유가 급등에 정유주 상승, 항공주는 신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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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세가 장기화 하면 증시 전반에는 부담이지만 일부 종목들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유주가 대표적이다.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정유사들로서는 판매 단가가 높아져 이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다. 10일 코스피 시장에서 S-Oil은 전 거래일 대비 2900원(3.98%) 오른 7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항공사는 유가가 오르면 연료비가 증가해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높은데, 석유는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더 는다. 최근 유가 급등세로 약세였던 항공주는 하방 압력을 크게 받게 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4원 내린 1349.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2.61%, 아시아나항공은 0.10%, 진에어는 4.33% 하락했다. 이들 종목은 장 중 각각 2만300원, 9900원, 1만960원까지 내려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외에 티웨이항공은 4.02%, 제주항공은 4.67%, 에어부산은 4.61% 내렸다.

유가와는 별개로 방산주도 전쟁 발발로 상승했다. 방산주는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최근 주가가 조정 받았는데 다시 상승 흐름을 탈 가능성이 생겼다. 이날 한국항공우주는 4.07%,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23%, 현대로템은 3.49%, LIG넥스원은 6.38%, 풍산은 4.44% 상승했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도 방산업체 주가가 크게 올랐다. 9일(현지 시각) 록히드마틴은 8.9%, 노스럽 그러먼은 11% 상승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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