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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대세는 국내여행

다이어트 포기 부르는 국내 골목여행지…"입과 눈까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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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차이나타운 속 중식 먹자골목

조선 시대부터 조성된 돼지 불고기거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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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성동자장면거리의 야경(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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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천고마비의 계절, 왕성해진 식욕을 채워줄 미식 여행을 떠나보자. 다이어트는 잠시 접어두는 것은 어떨까. 국내엔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골목 여행지들이 많다.

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0월 추천 가볼 만한 곳 테마를 '맛있는 골목 여행'으로 선정하고 인천, 충남 천안, 부산, 경남 하동, 전남 강진 속 골목 5곳을 여행지로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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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중국음식점의 짜장면과 백짬뽕(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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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80년대의 짜장라면(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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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이 태어난 차이나타운 속 먹자골목

인천 차이나타운에 있는 북성동원조자장면거리는 중식 먹자골목이다. 붉은빛이 화려한 건물과 홍등이 어우러져 영락없이 중국의 전통 거리가 떠오른다.

거리에는 중국집 외에도 공갈빵, 월병, 탕후루, 양꼬치 등 중국식 주전부리를 파는 집이 많아 외식 나들이 삼아 찾기 제격이다.

짜장면박물관은 짜장면의 모든 걸 살펴볼 수 있는 곳으로 인천 선린동 '공화춘'(국가등록문화재) 건물에 자리한다.

공화춘은 무역상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곳인데, 중화요리가 인기를 끌며 음식점 공간이 넓어졌다. 여기에서 춘장(중국식 된장)을 볶아 국수에 얹은 짜장면을 처음 만들었고, 이 짜장면이 인천 부두 중국인 노동자들의 배고픔을 달래줬다고 한다.

그 후 양파와 돼지고기 등을 넣어 우리 입맛에 맞게 바뀐 짜장면은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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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1, 6일에 열리는 병천오일장(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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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과 각종 채소로 속을 채운 병천순대(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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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순대국밥 한 그릇, 천안 병천순대거리

충남 천안 사통팔달 길목에 자리한 병천은 조선 후기 오일장이 개설되어 물류의 집산지로서의 역할을 했다. 지금도 끝자리 1·6일에 오일장이 열리지만 31일은 열리지 않는다. 1960년대 병천 인근에 돈육 가공 공장이 들어섰고 여기서 나오는 부산물로 순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현재 아우내순대길 일대에 순대국밥 전문점 20여 곳이 성업 중이다. 병천순대는 돼지 작은창자를 이용해 누린내가 적다. 소금이나 밀가루로 깨끗이 씻은 작은창자에 양파, 대파, 양배추 등 각종 채소와 찹쌀, 선지, 당면을 넣는다.

일부 순대는 당면으로만 속을 채우는데 병천순대는 당면이 아예 없거나 적어 담백하다. 국물을 내는 방법은 식당마다 조금씩 다르다. 생강과 대파를 넣고 사골 국물을 우리는가 하면, 각종 한약재를 섞어서 특별한 향과 맛을 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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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가게가 모여있는 초량동 돼지갈비 골목(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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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량불백거리에서 맛볼 수 있는 돼지불백 1인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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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 탐방의 진수, 부산 초량육미거리

사람들이 긴 시간 열차를 타고 내린 역 일대에는 식당가가 형성되게 마련이다. 부산역 광장에서 8차선 대로를 건너면 초량육미거리다. 접근성으로 둘째가라면 서럽다.

육미(六味)는 돼지갈비와 돼지불백, 돼지국밥, 밀면, 어묵, 곰장어까지 여섯 가지 맛을 뜻한다. 이곳 초량동이 맛의 본거지가 된 데는 우리나라 근현대사가 함께한다.

한국전쟁 이후 피란민이 부산에 정착하면서 다양한 음식 문화가 발전했고 1960~1970년대 조선방직과 삼화고무 노동자들은 고된 하루 끝에 값싸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위로를 받았다.

육미가 영양 만점 밥상이자 술안주로 손색없는 메뉴인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초량전통시장과 접한 초량동 돼지갈비골목은 오래된 가게가 모인 곳이다. 삼대는 기본, 빼닮은 가족이 대를 이어 운영한다.

돼지국밥 토렴하는 소리가 발길을 붙든다. '망향의 음식' 밀면, 어묵의 변신은 무죄라고 외쳐도 될 만큼 진화한 어묵베이커리, 소주 한 잔에 시름을 달래는 곰장어구이까지 초량육미거리를 지나다 보면 후각이 발달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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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재첩특화마을에 입점한 식당은 2009년부터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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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첩 요리의 정석인 재첩국(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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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의 맛, 재첩 요리 한자리에…하동재첩특화마을

천고마비의 계절에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질러 경남 하동에 왔다. 거리 곳곳에서 '재첩' 두 글자가 눈에 띈다.

재첩은 모래와 진흙이 많은 강바닥에서 자라는 민물조개다. 강에서 난다고 강조개(하동 사투리로 갱조개), 까만 아기 조개처럼 생겼다고 해서 가막조개로도 불린다. 국내에 서식하는 재첩 중에는 섬진강 재첩이 출하량도 많고 맛있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하동군은 섬진강 특산물 재첩을 이용한 요리를 전국의 식도락가들이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도록 2009년 12월에 하동읍 신기리에 하동재첩특화마을을 조성했다.

가장 기본적인 재첩국을 비롯해 재첩회무침, 재첩회덮밥, 재첩부침개, 재첩해물칼국수 등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전문 음식점이 하동 재첩의 명성을 알려왔다. 현재 하동재첩특화마을에는 대체로 30년 이상 운영한 재첩 전문 음식점이 입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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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마을의 귀여운 돼지 벽화(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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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불파 행사장에서 돼지불고기를 즐기는 여행객들(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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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맛 좀 보시렵니까?…강진 병영돼지불고기거리

병영돼지불고기거리는 전남 강진에서 이름난 맛 골목이다. 조선 시대에 새로 부임한 병마절도사가 집안 어른인 강진현감을 극진히 대접한 데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전라병영성과 병영5일시장 일원에 식당이 여럿 있다. 양념한 고기를 석쇠에 올리고 연탄불에 구워 불 향을 입히며, 재료나 양념이 조금씩 달라도 매콤한 맛과 한정식처럼 푸짐한 상차림은 같다.

10월28일까지 병영5일시장 일원에서 '불금불파'가 이어진다. '불타는 금요일 불고기 파티'의 줄임말로, 매주 금·토요일 야외 돼지불고기 파티가 열린다. 지역 가수와 EDM DJ, 사의재(다산 정양용이 강진에 유배돼 처음 묵은 곳) 마당극을 옮겨 온 '장사의 신' 등이 흥을 돋운다.

여유롭게 식사에 집중하고픈 이는 인근 식당이 편하고 동네잔치처럼 어울리고픈 이는 불금불파가 낫다. 불금불파는 인근 식당보다 반찬 수는 적지만 1인당 9000원으로 저렴하고 광주에서 병영5일시장까지 금·토요일 각 2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병마절도사가 근무하던 강진 전라병영성(사적)은 성곽을 따라 거닐기 좋다. 사의재에서는 재현극 '조만간(조선을 만나는 시간)프로젝트'가 신명을 더한다. 갈대가 절정인 강진만생태공원도 가을에 꼭 들러볼 만하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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