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승리시 한동훈·원희룡·오세훈 등 무게감…패배시 비윤 안철수·유승민에 공간
이재명, 총선에 정치생명…野 승리시 차기위상 제고, 패배시 사법리스크 심화 우려
정치권에서 차기 대권 주자급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들 중 상당수가 내년 총선에서 직·간접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화하는 한동훈-원희룡 장관 |
◇ 與 승패 따라 잠룡들 입지 좌우…한동훈 등판 여부 주목
여권 잠룡들 정치적 명운은 국민의힘 총선 성적표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이 윤석열 정부 '중간 평가' 성격을 띠는 만큼 승리하면 여권 내 '차기 권력'에 대한 논의는 당분간 수면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현재 윤석열 정부 내각의 '잠룡'으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꼽힌다.
한 장관은 검사 시절부터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된 최측근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 선두로 꼽히고 있다. 여당 위기론이 불거질 때마다 한 장관의 '총선 차출론'이 지속해서 언급된 만큼, 총선 등판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원 장관은 여당이 취약한 경기 북부에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취지로 경기도 고양 출마설이 제기된다. 그가 총선 출마로 마음을 굳히고 수도권 승리 견인에 역할 하면 존재감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
대화나누는 오세훈 박형준 홍준표 |
여당 광역단체장 중에서는 '최초 4선 서울시장'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지난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패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잠룡으로 거명된다.
이들은 현직 광역단체장이란 한계로 직접 선거운동을 하진 못하지만, 정책을 통해 간접 지원을 하며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
지난 3·8 전당대회 때 당 화합·통합을 강조하며 불출마했던 나경원 전 의원도 여권 잠룡의 하나다.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나 전 의원은 여권 내 드문 수도권 중진 여성 정치인이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서 5선을 향해 뛰고 있다. 본인의 당선뿐 아니라 수도권 전체 구도에 얼마만큼 기여하느냐에 따라 그의 정치적 무게감이 달라질 수 있다.
꾸준히 대권 주자로 거론돼 온 안철수 의원은 총선 결과에 따라 여권의 대안세력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정 나서는 이재명 대표 |
◇ 野 총선 결과에 이재명 입지도 갈려…승리시 독주 가도 열 수 있어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총선 승패가 이재명 대표의 대권주자 입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선에서 0.73% 포인트 차이로 석패한 이 대표는 여전히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선두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8일 발표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 대표는 19%로 1위였다. 여권 1위인 한동훈 장관(12%)보다 오차범위 밖인 7%포인트 앞선 수치다.
이 대표는 총선 승리 시 야권의 제1 대권 주자로 자리매김할 토대를 마련할 수 있지만, 패배하면 책임론이 뒤따르면서 2선 후퇴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 게다가 재판과 추가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총선 패배는 사법 리스크 가중을 예고할 수 있다.
국회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은 이 대표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한숨을 돌렸다. 사법 리스크 부담도 상당 부분 덜어냈다는 평가다.
다만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도 전방위 검찰 수사가 여전히 계속되고 재판 역시 진행 중이어서 당 지지율이 흔들릴 경우 언제든 비명(비이재명)계의 대표직 사퇴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이 대표로서 우려되는 지점이다.
제주대 찾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 |
이번 총선에서는 이낙연·정세균·김부겸 등 전직 국무총리 3인방도 주목된다.
야권 내 잠룡으로 평가받는 이들 역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
이 전 총리의 경우 지난 6월 귀국 후 각종 강연 등을 통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재명 체제'가 위태로워지면 언제든 '이낙연 역할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도 당 위기 때 구원투수로 등판할 인사로 항상 거론돼 왔다. 두 사람 모두 안정감 있는 온화한 리더십을 갖춰 혼란스러운 당 상황을 책임지는 데 적임이라는 평가가 많다.
김동연 경기지사 역시 민주당 내 잠룡으로 여겨진다.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내 정책 역량을 지녔고, 경기지사로서 정치적 입지도 다져가고 있다. 작년 지방선거 이후 1년 넘게 잡음 없이 경기도를 이끌어온 점도 평가받는다.
◇ '비윤' 유승민, 수도권 출마 승부수?…심상정 명운은 정의당 성적표에
여권의 대표적인 비윤(비윤석열) 인사인 유승민 전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날 선 비판으로 주류 세력과 차별화해왔다. 이 때문에 여당의 총선 패배 시 중도층, 수도권, 청년 세대에서 상대적 강점을 지닌 유 전 의원에 시선이 쏠릴 수 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모든 가능성을 고민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4선을 지낸 대구에서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가 이번 총선에서 여의도에 복귀한다면 여권 잠룡으로서 입지를 회복할 기회를 잡게 된다.
정의당의 경우 심상정 의원 외 대선 후보군은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야권 관계자는 "정의당의 경우 현 선거제 하에서 이렇다 할 이변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유의미한 득표율을 얻어야 다음 대선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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