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3·4위 결정전에서 북한을 93-63으로 크게 이겼다.
'기둥 센터' 박지수가 25점 10리바운드를 쓸어 담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외곽에서는 김단비(21점 6리바운드)가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에 윤기를 더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김단비는 3쿼터 맹활약으로 '라스트 댄스'를 완성했다. 해당 쿼터에만 외곽슛 3개 포함, 13점을 몰아치며 북한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로써 한국 여자농구는 2010 광저우 대회 은메달, 2014 인천 대회 금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은메달에 이어 4회 연속 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태국(90-56)과 북한(81-62) 대만(87-59)을 차례로 잡고 C조 1위로 8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8강전에서 필리핀을 93-71로 누르고 순항을 이어 갔다.
그러나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오랜 맞수에 발목이 잡혔다. '5 OUT(전원 외곽으로)' 대형을 바탕으로 한 쉴 새 없이 외곽포와 빠른 트랜지션으로 무장한 일본에 58-81로 완패했다.
4위에 머문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17년 만에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9년 만에 아시아 정상 탈환을 노렸지만 준결승에서 멈춰섰다.
3·4위 결정전은 이번 대회 두 번째 남북 대결로 성사됐다. 한국은 지난달 29일 대회 조별리그 2차전에서 북한에 19점 차 낙승을 챙겼다.
한국전에 앞서 대만을 상대로 51점을 쓸어 담은 박진아는 예상만큼 위력적이었다. 이날 29득점 17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두 팀 통틀어 최다 득점·리바운드를 챙겼고 야투율도 57%로 높았다(12/21). 박지수와 일대일에서 밀리지 않았다.
경기 초반 박진아에게 고전한 한국은 우회로를 택했다. 2쿼터부터 박지수가 롱2 지역으로 나와 박진아를 골 밑에서 끌어 내고 기습적인 더블팀으로 실책을 유도했다. 박진아는 턴오버 5개를 기록했다. 이때부터 한국이 조금씩 흐름을 거머쥐었다. 영민한 '우회술'이 19점 차 대승 기초를 닦았다. 동메달 결정전서도 한국은 같은 결과를 손에 넣었다.
경기 초반부터 팽팽했다. 한국은 박진아, 리은종에게 연속 실점해 4-8로 끌려갔다.
엿새 전 결과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북한 의지가 엿보였다. 앞선에서부터 왕성한 에너지 레벨을 발휘, 한국 볼핸들러를 압박했다.
대표팀 기둥 박지수가 나섰다. 적극적인 디나이로 박진아 득점을 묶으면서 1쿼터 중반 4점을 더했다. 공수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베테랑 슈터 강이슬도 깨끗한 코너 3점슛으로 주도권 회복을 도왔다.
그러나 13-12로 앞선 상황에서 북한 베테랑 센터 로숙영에게 자유투로 2실점하고 슈터 홍연아에게 외곽슛을 얻어맞았다. 기어이 페인트존에 진입하는 '괴물 센터' 박진아에게도 1쿼터 막판 연속 4점을 더 뺏겼다.
박지수와 박진아는 1쿼터 나란히 8점을 수확했지만 북한의 동료 지원이 좀 더 빛났다.
◆2Q: 추격대 선봉은 내가 맡겠소…'폭풍 11점' 박지수 앞세워 역전 (40-33)
한국은 박지수를 앞세워 추격 고삐를 당겼다. 한국의 2쿼터 첫 7점을 모두 책임지며 22-26, 점수 차를 좁혔다. 박지수는 포스트업과 자유투, 속공 마무리 등 다양한 무기로 북한을 괴롭혔다.
23-27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박지수가 또 한 번 속공에 참여, 골 밑 득점을 쌓았다. 다소 불안했던 이소희 패스를 침착히 손에 쥐고 'A패스'로 만들었다. 이후 진안이 자유투 2점을 얻어 쿼터 종료 4분 22초를 남기고 27-27, 스코어 타이를 이뤘다.
한 번 흐름을 타니 정신없이 휘몰아쳤다. 곧바로 이어진 포제션에서 이경은이 외곽포를 꽂아 불씨를 지폈고 이소희가 자유투 득점을 더해 4점 차 리드를 쥐었다. 이후 역전을 허락지 않았다. 박지수는 2쿼터에만 11점을 몰아치며 한국이 40-33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치는 데 크게 일조했다.
3쿼터 초반 난조를 보였다. 첫 3분 20초간 무득점으로 꽁꽁 묶였다. 그 사이 박진아-리은종-로숙영에게 연속 7실점해 40-40, 순식간에 스코어 균형을 내줬다.
이때 박지수가 다시 나섰다. 박지현 득점을 돕는 어시스트에 이경은과 2대2 게임을 통한 골 밑 득점으로 점수 차를 7점으로 벌렸다(49-42).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김단비까지 베테랑의 힘을 보여줬다. 외곽슛 3개 포함, 3쿼터에만 13점을 몰아치며 상대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3쿼터가 끝났을 때 점수 차가 20점 가까이 벌어졌다. 사실상 승세가 한국 쪽으로 기울었다.
◆4Q : 일찌감치 '가비지 게임'으로…한국 동메달 획득!
4쿼터는 일찌감치 가비지 게임으로 전개됐다. 김단비가 펄펄 날았다. 쿼터 초반 느슨해진 북한 수비 틈을 타 외곽슛 2개를 꽂았다. 한 번 '손맛'을 보자 함포 사격 퍼붓듯 상대 퍼리미터를 두들겼다. 휴식을 취하는 박지수를 비롯해 한국 벤치가 들썩였다. 잔치 분위기였다.
주전을 대거 뺀 정선민 감독은 느긋하게 경기를 지켜봤다. 애초 목표였던 9년 만에 아시아 정상 탈환은 무산됐지만 그는 한국의 4회 연속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마지막 날에서야 비로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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