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매일경제 언론사 이미지

‘일본 또 만났다’ 동네북 추일승호, 7-8위 결정전서 한일전 리매치…이겨도 본전, 지면 끝장 [항저우AG]

매일경제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원문보기

‘일본 또 만났다’ 동네북 추일승호, 7-8위 결정전서 한일전 리매치…이겨도 본전, 지면 끝장 [항저우AG]

서울맑음 / -3.9 °
‘동네북’ 추일승호가 또 한일전을 치르게 된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지난 4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저장대 저장 김나지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농구 5~8위 결정전에서 82-89로 패배하며 7-8위 결정전으로 추락했다.

대한민국 농구 역사상 아시안게임에서 5위 아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4강에도 들지 못한 것도 참사였으나 이제는 5, 6위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동네북’ 추일승호가 또 한일전을 치르게 된다. 사진=천정환 기자

‘동네북’ 추일승호가 또 한일전을 치르게 된다. 사진=천정환 기자


여기서 중요한 건 대한민국이 7위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7-8위 결정전 상대가 일본으로 정해졌다. 일본은 지난 조별리그에서 대한민국을 무참히 짓밟은 바 있다.

일본은 조별리그 3전 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지만 대만과 사우디 아라비아에 잇따라 패배, 7-8위 결정전으로 내려왔다. 지금의 성적이 그리 놀랍지는 않다. 2.5~3군 수준으로 출전한 일본이니 현재 자리가 오히려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은 다르다. 이번 대회 중국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문제는 졸전의 연속, 구식 농구 등 제자리걸음만 했다는 걸 몸소 증명했다는 것. 세계 농구의 변방 아시아에서도 경쟁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대한민국 입장에선 일본은 반가우면서도 부담 가득한 상대다. 시대가 바뀌었어도 한일전은 절대 패하지 않아야 하는 라이벌전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한일전 패배로 모든 시나리오가 꼬였고 ‘항저우 대참사’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다시 만났으니 이제는 승리 외 다른 길은 없다.

물론 대한민국이 일본과의 리매치에서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조별리그 맞대결 때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벤치 판단 미스로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몇몇 선수들은 부상을 안고 있다. 하루의 휴식 시간이 있다고 해도 누적된 피로도를 전부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추일승 대표팀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는 한일전 리매치. 유종의 미를 위해선 승리 외 다른 결과는 필요 없다. 사진=김영구 기자

추일승 대표팀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는 한일전 리매치. 유종의 미를 위해선 승리 외 다른 결과는 필요 없다. 사진=김영구 기자


더불어 대한민국은 매 경기 발전 없는 모습을 보이며 여전히 구식 농구만 고집하고 있다. 준비 기간은 적지 않았지만 대회 내내 보여준 전술, 전략은 새로운 것이 없었다. 전력 분석에 있어서도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아니 일반인보다 정보가 부족했다. 대표적인 예로 일본 빅맨들이 3점슛을 던질 수 있다는 걸 조별리그 맞대결을 통해 파악했을 정도니 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일본에 당한 후에도 제대로 된 보완은 없어 보였다. 중국전에선 대회 내내 활약한 중국 포워드들에 대한 대비책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차포마상 다 뗀 이란을 상대로도 마찬가지. 이렇다 보니 한일전이 다시 성사됐음에도 기쁨보다 두려움이 앞선다.

대한민국의 현재 수비 시스템으로는 일본의 스페이싱 게임을 막아낼 수 없다.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7-8위 결정전까지 온 상황에서 새로운 전술을 꺼낼 확률은 0%에 가깝다. 그저 젊고 경험 없는 일본의 어린 선수들이 압박감에 자멸하기를 바라는 것이 더 확률 높다.

대한민국이 일본과의 7-8위 결정전에서 승리한다면 얻을 건 먼지만큼의 자존심이다. 얻을 것 없는 게임이다. 반대로 또 패한다면 끝장이다. 지난 첫 한일전 패배가 결코 우연이 아닌 실력이었음을 증명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아시안게임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었을까, 아니면 종이 호랑이일까. 6일 치러질 한일전 결과가 모든 걸 설명해줄 것이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