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중국전과 4강 우즈벡전, 2선 선발 모두 달라
연이어 고비 넘기며 결승 진출…7일 일본과 격돌
4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4강전에서 대한민국 황선홍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3.10.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항저우(중국)=뉴스1) 이상철 기자 = 황선홍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1일 펼쳐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 중국전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는 결정을 내렸다.
4-2-3-1 포메이션의 2선에 송민규, 고영준(포항), 안재준(부천)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엄원상(울산)은 교체 카드로 활용됐다.
기동력과 유기적 움직임을 우선시 한 황 감독의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송민규는 전반 35븐 쐐기골을 넣었고 고영준과 안재준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중국 수비를 괴롭혀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중국전 후 황 감독은 파격적 2선 운용에 대해 "철저하게 계산된 선택이었다. 상대팀에 맞춰 선발 명단을 꾸렸다"며 "공격수들 컨디션이 다 좋아서 누굴 내세워도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누가 선발로 뛰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4일 열린 4강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황 감독은 다시 2선에 변화를 줬다. 중국전 승리의 주역이었던 송민규와 고영준, 안재준이 모두 교체 명단에 포함됐고 이강인과 정우영, 엄원상이 선발로 복귀했다.
정우영이 4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4강전에서 첫 골을 넣은 뒤 엄원상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3.10.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중국전과 마찬가지로 우즈베키스탄에 맞춰 2선을 새롭게 운용한 것. 결과적으로 이 용병술 역시 대성공이었다.
8강까지 팀 내 가장 많은 5골을 넣은 정우영은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불린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맡아 2골을 몰아쳤다.
전반 5분 만에 귀중한 선제골을 넣더니 동점골 허용후 쫓기던 전반 38분에는 다시 리드를 안기를 골을 터트렸다.
2골 모두 골문 앞에서 영리한 움직임이 돋보였다. 특히 2번째 골은 상대 수비수 2명이 이한범을 몸으로 막는 데 집중하면서 골키퍼에게 내주려던 공을 가로채 득점한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수비는 순신간에 침투한 정우영을 완전히 놓쳤다.
발이 빠른 엄원상도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를 허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전반 5분 세트피스 공격 때는 홍현석의 패스를 받아 공간 침투를 했고, 이를 골문 앞으로 잘 연결해 정우영의 첫 골을 도왔다. 8강까지 단 한 골만 허용하는 등 견고함을 자랑하던 우즈베키스탄의 수비를 뚫어냈다.
4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4강전에서 대한민국 이강인이 상대 수비로부터 집중견데 당하고 있다. 2023.10.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황선홍호 합류 후 잘 녹아들지 못했던 이강인도 이전보다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뛰어난 개인기는 물론 동료를 활용하는 플레이도 자주 보였다. 한국의 2골 상황에서도 이강인이 기점이 됐다.
대표팀이 후반 들어 우즈베키스탄의 거센 반격에 고전하자, 황 감독은 새로운 에너지를 넣어줄 수 있는 교체 카드를 꺼냈다. 후반 14분 정우영과 이강인을 빼고 송민규와 정호연(광주)을 투입했다. 뒤이어 후반 21분에는 상대의 거친 태클에 발목 통증을 느낀 엄원상이 교체되고 안재준이 들어갔다.
중원에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공격의 활로를 뚫고자 했다. 3선에 있던 홍현석이 있던 2선으로 올라왔고 정호연이 3선에서 포백 수비를 보호했다.
황 감독은 8강전과 4강전에서 후반 15분을 전후해 2선을 물갈이 했다. 그만큼 황 감독의 구상에 쓸 카드가 많다는 뜻이다. 선수들도 철저하게 계산된 출전 시간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며 승리에 기여했다.
황 감독은 "전방에 (끊임없이)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2선 공격 자원들에게 나눠서 경기에 뛸 것이라고 일러뒀다“며 "현재 공격진 모두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대로 파격적인 2선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앞만 보며 달리는 황선홍호는 목표인 정상까지 이제 1승만 남았다.
정우영이 4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4강전에서 첫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3.10.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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