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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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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기각에 셈법 복잡해진 여야…총선 민심은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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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영장기각 후폭풍]

민주당, 대법원장 부결·한동훈 탄핵 시사

국민의힘, 민생행보 가속화하며 국면 전환

여야 강성 지지층 결집 속 중도민심 ‘싸늘’

[이데일리 김기덕 이상원 이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법원의 영장청구 기각으로 한고비를 넘게 되면서 정국의 주도권의 민주당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남은 정기국회에서 당론으로 추진 중이지만 여당과 대척점에 있는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탄핵 소추 등을 추진하며 총공세에 나설 태세다. 국민의힘은 야당과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표면적으로 민생 행보를 가속화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다만 여야의 극한 갈등으로 사실상 국회가 마비되면서 중도층 민심이 싸늘하게 식어가는 상황이라 아직 내년 총선 민심은 안갯속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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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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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법원장 표결·尹정권 핵심인사 파면 ‘격돌’

이제 남은 정기국회는 민주당의 시간이 펼쳐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대선 후보 시절부터 2년여를 끌어온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일부 해소되면서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등 야당의 파상공격이 예상되는 국회 일정이 줄줄이 예고돼 있어서다.

민주당은 당장 오는 6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될 이균용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부결 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명동의안 통과는 재적위원 과반 출석에 과반 동의라 핵심 키는 민주당이 쥐고 있다. 부결될 경우 30년 만에 사법 수장 공백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민주당은 또 윤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파면하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여기에 이원석 검찰총장의 파면을 요구하는 등 윤 정권 핵심 인사에 대한 공격에도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결국 불구속 상태에서 이 대표에 대한 재판 결과는 총선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야당은 이재명 체제가 더욱 굳건해지면서 윤 정부 핵심인사 사퇴 등 강력한 대여투쟁을 펼치고, 수세에 몰린 여당은 방어에 충실하면서 여론의 방향을 돌리기 위해 직전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며 민주당 정권 흠집내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에 이례적으로 친명 중심의 원내지도부 인선을 마무리하며 대여 투쟁을 강화할 준비를 마쳤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 전반적으로 (당내에서) 매우 부정적인 기류가 높다”며 “윤 대통령은 한동훈 장관을 파면하고, 국회가 보낸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결정해 협치를 할지 지금처럼 독선과 대결로 갈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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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가결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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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방송법 갈등에…국회 파행 가능성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아직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무리한 추가 공세는 되려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은 민생 법안을 챙기고,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는 등 국면 전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사법부에 이 대표에 대한 영장 재청구를 요구하고,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을 지적하는 등 공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민생 행보를 가속화하는 것은 최근 국회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국회시계가 멈춰서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본회의가 파행, 민생 법안 90여건을 처리하지 못했다. 이에 여야는 국감 시작(10월10일) 이전인 오는 6일 본회의를 열어 민생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민주당이 쟁점법안인 노란봉투법, 방송3법 등에 대한 안건 상정 요구를 하며 맞설 경우 또다시 파행될 가능성도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주항공 설치법, 국가재정법, 채용절차공정화법 등 법안이 산적한데 민주당은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민생을 챙길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정쟁법을 포기하는 선언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진영이 극단화돼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이재명 기각 사태가 총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만약 영장 발부가 돼서 이재명 체제가 무너지고 민주당이 새로운 중도체제로 전환됐으면 여당은 더 어려워졌을 수도 있다”면서 “이제 검찰 수사와 법원의 판단에 맡기고 민생에 집중하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기각 결정이 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당장 여당 지지율이 빠질 것으로 보이지만 각 정당 콘크리트 지지층이 굳건하고 세대별·성별로 지지층이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아직 총선 결과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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