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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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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이원석 "KBL은 맞아도 웃으며 넘기지만…3대3 농구는 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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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하게 보이면 상대가 잡아먹으려…5대5 농구 경력에 도움"

연합뉴스

경쟁이 끝나고
(항저우=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1일 중국 저장성 후저우 더칭 농구코트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3대3 농구 남자 한국과 대만의 준결승전에서 대만 선수들이 한국 이원석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2023.10.1 minu21@yna.co.kr


(후저우=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KBL에서는 맞아도 다 웃으면서 넘기는데 여기는 '야생'이네요."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골밑을 책임지는 이원석(23·207㎝)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3대3 농구 대표팀의 여정에서 느낀 바가 많다고 했다.

이원석이 활약한 대표팀은 지난 1일 중국 저장성 후저우의 더칭 농구 코트에서 열린 대회 동메달 결정전에서 몽골에 20-21로 졌다.

금메달을 노린 대표팀은 직전에 열린 대만과 4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7-18로 아쉽게 패한 데 이어 몽골에도 무릎을 꿇어, '빈손'으로 발길을 돌렸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이원석은 자신이 해왔던 것과는 '다른 방식의 농구'를 마주하고 당황스러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3대3 농구는 '본류'인 5대5 농구보다 격한 몸싸움을 허용한다.

골밑 수비를 전담하다가 돌파하는 상대에게 몇 차례 팔꿈치를 얻어맞고 고통을 호소한 이원석은 심판에게 반칙을 선언해야 한다고 따졌지만, 외면당했다.

이원석은 "몸싸움이 거친 건 강양현 감독님께서도 많이 말씀해주셨는데, '기 싸움'이라는 게 있더라"라며 "여기는 KBL처럼 한 대 맞아도 웃으면서 대하면 상대가 만만하게 본다. 더 잡아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원석
[촬영 이의진]


연세대 출신으로 2021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힌 이원석은 이 같은 '야외 농구'를 경험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이원석은 "나도 더 강하게 몸싸움했다. 지금까지 농구하면서 이렇게까지 기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상대방에 맞받아친 게 처음"이라며 "이런 격렬한 경기를 치른 게 앞으로 5대5 농구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짚었다.

끊임없이 경기 상황을 판단해야 하는 '농구 지능'의 중요성도 깨달았다고 했다.

전략, 전술을 짚어줄 감독이 벤치에 있는 5대5 농구와 달리 3대3에서는 감독도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다. 경기 중에는 선수들끼리 알아서 판단해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원석은 "(엔트리 인원인) 4명의 선수 모두가 감독, 코치가 돼야 하더라. 서로 조언도 하고, 억울한 일을 달래주기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대5 농구에서는 감독, 코치, 트레이너님이 다 벤치에 있지만 코트 안에서는 결국 5명끼리 해결해야 하는 건 3대3 농구와 같다. 그런 부분을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원석은 주장이자 맏형인 서명진(24·현대모비스)이 대만전에서 왼팔을 다쳐, 제대로 팔을 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도 아픔을 참고 몽골전에 뛰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막지마
(항저우=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1일 중국 저장성 후저우 더칭 농구코트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3대3 농구 남자 한국과 대만의 준결승전에서 한국 이원석(왼쪽)이 대만 왕제유와 볼 다툼을 하고 있다. 2023.10.1 minu21@yna.co.kr



이원석은 "명진이 형한테 정말 고맙다. 마무리는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며 "한, 두 달의 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 같이 뭉쳐서 했다. 이제 마음을 추슬러 각자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양현 감독도 이원석과 같은 유망주들이 3대3 농구를 경험하는 게 선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추천했다.

강 감독은 "이원석의 말처럼 5대5 농구에서 3대3처럼 하면 싸움이 난다"며 "이원석이 금메달에 대한 열망이 가장 강했다. 강인한 친구고,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텐데 얻은 게 많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선수들이 3대3 농구를 경험하는 걸 추천한다"며 "농구는 사실 자유로움이다. 음악으로 치면 힙합인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고 발라드처럼 보수적인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더 치열하고, 더 격한 몸싸움을 한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신체적인 균형을 더 향상할 수 있고 기술도 연마할 수 있다"며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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