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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연재] 스포츠서울 '문상열의 부시리그'

코리 시거는 테드 윌리엄스가 아니었다 [문상열의 부시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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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레인저스 코리 시거는 2일 시애틀 매리너스 최종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타율 0.327로 시즌을 마쳤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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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코리 시거’는 테드 윌리엄스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타격왕 경쟁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얘기가 1941년 테드 윌리엄스의 마지막 4할 도전이다. MLB는 윌리엄스 이후 82년 동안 4할 타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 강타자 윌리엄스는 1941년 정규시즌 최종전 필라델피아 어슬레틱스전을 남겨 두고 타율이 0.3995였다. 모를 반올림하면 4할이 됐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출전을 강행했다. 3타수 무안타만 돼도 타율 0.397로 떨어지는 상황.

윌리엄스는 더블헤더 1차전에서 5타수 4안타로 타율을 0.404로 끌어 올렸다. 조 크로닌 감독이 제2경기는 벤치에서 쉴 것을 종용했지만 윌리엄스는 이 경기도 출전을 강행했다. 3타수 2안타를 쳐 타율 0.406으로 시즌을 마쳤다.

1941년은 MLB 역사에 한 폐이지로로 남아 있다. 윌리엄스의 4할 타율과 뉴욕 양키스 조 디마지오의 56연속경기 안타가 작성된 시즌이다. 두 기록은 앞으로 깰 수 없는 불멸의 기록이다. 이 해 아메리칸리그 MVP는 디마지오에게 돌아갔다.

갑자기 왜 윌리엄스의 4할 타율을 꺼냈느냐면 최종전 AL 타율 1위는 탬파베이 레이스 앤디 디아즈와 텍사스 레인저스 코리 시거가 0.330으로 공동 선두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디아즈는 2일(한국 시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 출전해 타율 0.330을 유지했고, 시거는 시애틀 매리너스전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해 0.327로 2위로 만족했다. 전날 포스트시즌이 좌절된 시애틀은 2일 선발 웨인 커비와 불펜 3명 투수가 텍사스를 4안타로 잠재우고 1-0으로 셧아웃시켜 AL 서부 지구 자리마저 휴스턴에게 넘겼다.

시애틀은 포스트시즌 좌절을 시거의 AL 타격왕과 지구 우승을 저지하는 앙갚음을 한 셈이다. MLB 30개 팀 가군데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진출조차 하지 못한 시애틀은 지난해 2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올해는 88승74패로 가을 야구 좌절의 아픔을 곱씹었다. 지난해는 90승72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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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 레이스 앤디 디아즈는 2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 결장하고 타율 0.330으로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을 차지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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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 디아즈와 텍사스 시거의 최종전 입장은 사뭇 달랐다. 탬파베이는 이미 AL 와일드카드 1위를 확정한 터라 토론토전 승패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는 12-8로 이겼다. 텍사스는 시애틀전을 이겨야 와일드카드 시리즈 없는 디비전시리즈로 뛰어넘는 터라 공수의 핵심인 시거의 출장이 절실했다.

사실 MLB도 타율 경쟁이 윌리엄스처럼 야구사에 남는 멋진 경쟁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타율을 유지하기 위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결장하는 경우가 꽤 있다. KBO리그는 멋진 경쟁보다 막판 추태가 자주 언급된다.

2011년 뉴욕 메츠 유격수 호세 레이에스는 타율 0.3371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다. 2위인 밀워키 브루어스 라이언 브론은 0.3321이었다. 레이에스는 최종전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한 타석에 등장해 안타를 추가하고 더 이상 타석에 서지 않았다. 마지막 경기에 출전하기 전 타율은 0.336이었다.

내셔널리그는 마이애미 말린스 2루수 루이스 아라에즈가 거의 독주를 한 상태여서 마지막 2경기에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아 결장했다. 타율 0.354로 2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는 미네소타 트윈스의 AL로 올해는 말린스 속의 NL로 타격왕에 올랐다. 1900년 이후 양 리그 타격왕은 현 뉴욕 양키스 DJ 르메이유와 아라에즈다. 르메이유는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2016년 타율 0.348,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때 0.36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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