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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멀티골+승점 3점' 다 챙긴 고재현의 미친 활약, "잘하면 황선홍 감독님께서 후회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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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고재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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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전주, 노진주 기자] "제가 잘하면 황선홍 감독님께서 후회하지 않을까요?"

고재현(24, 대구FC)의 정신력은 남달랐다. 원정 경기에서 멀티골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대구FC는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 1 2023 32라운드 맞대결을 펼쳐 3-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12승 12무 8패, 승점 48이 된 대구는 기존 6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전북(13승 7무 12패, 승점 46)은 6위.

이날 고재현은 경기 시작 15초 만에 득점에 성공했다.

골 상황은 이러했다. 전북 오른쪽 박스 모서리 부근에 있던 에드가는 뒤에서 오는 롱패스를 받아낸 뒤 문전 중앙에 있던 고재현에게 빠르게 공을 내줬다. 고재현은 몸의 중심이 뒤로 살짝 쏠렸지만 집념으로 슈팅을 날려 전북 골망을 갈랐다. 그의 낮고 빠른 슈팅은 득점으로 연결됐다. K리그 역대 최단시간 득점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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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터진 고재현의 발끝은 식을 줄 몰랐다. 그는 대구가 2-1로 앞서고 있던 후반 12분 멀티골을 완성했다. 프리킥 찬스에서 홍철의 킥이 골대 맞고 흐르자 빠르게 달려들어 헤더골을 작렬했다. 그는 대구 원정팬들에게 달려가 골 기쁨을 같이 만끽했다.

고재현은 후반 44분 김영준과 교체돼 경기를 먼저 마쳤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선정된 고재현은 "결승전이란 생각으로 준비했다. 좋은 흐름 속에 팀이 있었기에 감독님께서 자신감만 가지라고 하셨다. 그러면 원하는 결과 있을 거라고 했다. 선수들 모두 가족 같은 분위기로 전북전을 준비했다. 원정에서 힘들 것을 예상해 더 끈끈하게 뭉쳤다. 공격수로서 득점을 많이 하고 싶었는데 멀티골을 넣어 기분 좋다"라고 운을 뗐다.

이날 경기 후 대구의 최원권 감독은 “재현이는 칭찬을 하면 이상하게 못하더라”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를 들은 고재현은 “항상 저를 많이 믿어주신다는 것을 안다. 감독님께서 겉으로 많이 표현을 안 하시지만 어떤 마음인지 저는 안다. 서운함은 없다. 잘하라는 뜻일 것”이라며 “저도 ‘여기서 만족하지 말자’라고 생각한다”라고 들려줬다.

‘전반 15초 골’을 돌아본 그는 “저번 경기 때 에드가가 좋은 상황에서 저에게 패스를 해주지 못한 것에 ‘미안하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오늘은 도움을 해주겠다’고 말했다. 그 약속을 지켜줘서 너무 고맙다”라며 동료에게 공을 돌린 뒤 “짧은 시간에 득점해 저도 얼떨떨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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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현은 두 번째 골을 넣고 팬들에게 달려갔다. 그는 “팬분들과 함께하면 좋은 추억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달려갔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고재현은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1일 오후 9시 중국과 8강전을 치른다. 고재현은 마음이 쓰릴 법하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열렬한 응원을 보낸다고 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친구들이 많다. 또 팀 후배 (황)재원이도 있다. 축구 팬으로서 대표팀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 저도 그 자리에 함께했으면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제가 부족했다. 그래서 소속팀에서 매경기 간절하다. 여기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황선홍 감독님께서 저를 데려가지 않은 걸) 후회하지 않으실까 하는 생각을 한다. (명단에 들지 못했다고) 제가 여기서 무너지면 (아시안게임 못간 게) 당연한 결과가 돼버린다. 그래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뛰며 제가 잘한다는 걸 증명하자고 다짐했다”라고 들려줬다.

다음 수원FC와 홈경기 각오로는 “파이널A 진입보다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 죽어라 뛰겠다”고 했다. 대구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선물하는 것이 올 시즌 고재현의 최종 목표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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