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 강동영업소 미사점 엄지혜 매니저 인터뷰
2030 프레시 매니저↑…워라밸O, 초기비용X
“MZ세대 여성들에게 적극 추천할 만해”
2030 프레시 매니저↑…워라밸O, 초기비용X
“MZ세대 여성들에게 적극 추천할 만해”
[사진 출처 = hy] |
hy(옛 한국야쿠르트) 제품 배송을 담당하는 프레시 매니저,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가 젊어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장년층의 직업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코코(냉장전동카트)를 끌고 다니는 2030세대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업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고 초기 비용이 ‘0원’이라는 점, 입사할 때 학력과 경력이 필요치 않고 남는 시간에 취업·창업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젊은 층의 마음을 빼앗았다.
지난 25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hy 강동영업소 미사점에서 만난 1994년생 엄지혜 프레시 매니저는 “일을 시작한 지 거의 1년이 되어간다”면서 “열심히 하는 만큼 수익을 낼 수 있어 MZ세대에게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엄 매니저의 하루는 이른 새벽부터 시작한다. 일찌감치 영업장에 출근해 제품을 챙기고 아침 배달에 나선다.
hy 강동영업소 미사점은 신도시 인근이라 30대 초중반의 젊은 고객이 특히 많다. 엄 매니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성실하게 배송하고 그 외 유동인구가 많은 구역에서 신도시 맞춤형 판촉활동도 전개한다.
월 매출은 매달 다르지만 보통 1000만~1200만원 사이다. 그 중 약 20~25%를 월 수익으로 가져간다.
엄 매니저는 “프레시 매니저에게 가장 중요한 건 고객과의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판촉 땐 눈이 마주칠 때마다 밝은 웃음은 기본, 영업장에서 주는 샘플 음료를 나눠주거나 시음을 권하면서 자연스럽게 고객을 이끈다. 처음엔 쑥스럽고 어색했지만 하다 보니 벌써 단골도 꽤 생겼다.
엄지혜 hy 프레시 매니저. [사진 출처 = hy] |
물론 힘든 점이 없는 건 아니다. 야외 활동이 필수인 직업이기에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날씨 영향을 받을 때도 많다. 그럼에도 엄 매니저가 이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따뜻함’이다.
그는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내가 맡은 아파트의 부녀회장님이 홍보를 열심히 해주시겠다고 하더라. 실제로 적극적으로 홍보해 주시고 제품도 많이 사주셔서 참 감사했다”고 떠올렸다.
이 외에 지나가면서 과자나 군고구마를 주는 고객도 있고 추울 때 핫팩을 쥐여주는 이도 있었다. 정기 배송 고객으로부터 ‘이른 아침부터 감사하다’, ‘좋은 하루 보내라’ 등의 문자를 받으면 사람 사이 잊고 있던 정(情)을 느끼게 된다.
프레시 매니저가 되기 전 업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는 엄 매니저는 이 직업이 가진 ‘자유로움’에 반해 코코에 올라타게 됐다.
그는 “프레시 매니저는 일반 직장인과 달리 일하는 시간과 양을 유연하게 정할 수 있고 몸이 아프면 바로 병원에 갈 수 있는 등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초기 비용이 아예 없고 남는 시간에 다른 일을 준비하거나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수익도 어느 정도 보장된다. hy는 모든 프레시 매니저가 최소 월 200만원가량의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구역을 나누고 있다.
대다수 매니저의 업무 시간은 아침 5~6시부터 오전 10~11시까지인데, 최저임금 기준 월급(주 40시간 기준)이 올해 201만580원, 내년 206만740원임을 고려하면 일반 직장인보다 시간을 유동적으로 쓰면서도 최저임금 수준 혹은 그 이상을 수익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엄 매니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2030세대가 늘면서 hy의 젊은 프레시 매니저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hy에 따르면 2017년 20여명 수준이던 2030세대 매니저는 올해 580여명까지 늘어 6년간 29배 상승했다.
전국의 프레시 매니저 약 1만1000명 가운데 20대가 80여명, 30대가 500여명으로 2030세대의 비중이 전체의 5% 이상이다. 아주 큰 수치는 아니지만 증가 추세라는 점이 유의미하다.
엄 매니저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물었더니 “단기 목표는 정기 고객을 늘리는 것, 장기 목표는 이 일을 오래 하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자신처럼 젊은 프레시 매니저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예전에는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말이 통용됐지만 요즘에는 나와 같은 MZ세대 매니저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게도 장점이 많은 직업이라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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