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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NOW] 축구 황제 메시처럼…11년 버틴 페이커 '그랜드슬램'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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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항저우(중국), 김건일 기자] 지난 7월까지 T1 경기에 정장을 입고 벤픽을 지휘한 감독은 '벵기' 배성웅이다.

배성웅은 2013년 SKT T1(현 T1)에 입단했는데 이때 '페이커' 이상혁이 같은 팀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렀다. '정글' 배성웅과 '미드' 이상혁은 T1 '상체'를 책임지며 2013년을 시작으로 2015년, 2016년까지 'e스포츠 챔피언스리그'라고 불리는 월즈(League of Legends World Championship) 트로피를 세 차례나 들어올렸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이상혁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던 정글은 '스코어' 고동빈. 배성웅 감독처럼 그 역시 현재 감독(Gen.G)이다.

1996년생인 이상혁은 '칸' 김동하가 은퇴한 지난해 '데프트' 김혁규와 함께 LCK(League of Legends) 최고령 선수 타이틀을 달았다. 이상혁과 김혁규는 지난해 월즈 결승전에서 세기의 맞대결을 벌였다.

올해는 이상혁이 프로 무대에 데뷔한 지 11년. 이상혁과 선수 시절 함께했던 이들 대부분은 은퇴 이후 코치와 감독으로 새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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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던가.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시범 종목이었던 e스포츠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동시대를 누볐던 선수들이 은퇴하고 새 길을 찾아가는 것과 반대로 이상혁은 11년 동안 국내 최고 미드라이너 자리를 굳건히 지켜가며 이번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김정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9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대만과 결승전에서 2-0 승리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중국이 우승 한국이 준우승했지만, 시범 종목이었기 때문에 공식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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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 스프링과 서머를 비롯해 MSI(Mid-Season Invitational), 그리고 월즈까지, 소속팀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트로피를 쓸어담은 이상혁은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 우승까지 커리어에 추가했다.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지역으로 한정된 대회이지만 명실상부한 국제 대회. '그랜드슬램'이다. 물론 2018년 자카르타 올림픽에 이상혁과 함께 출전했던 '룰러' 박재혁 역시 이번 대회 우승으로 그랜드슬램을 해냈다. 역사에 남을 이상혁의 대관식은 가족들도 현장을 찾아 직접 지켜봤다.

이상혁의 행보는 세계적인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를 떠오르게 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모든 대회를 제패하며 세계 최고 선수로 자리잡은 메시는 지난해 아르헨티나를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으로 모든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스스로 마지막이라고 선언했던 월드컵이었기 때문에 더욱 극적이었다.

다만 메시와 달리 이상혁은 끝을 말한 적이 없다. 2020년 한 방송에서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하겟다고 나이를 정해 놓고 있진 않다. 내가 하고 싶을 때까지"라고 말한 바 있다. 비록 이번 대회에선 '쵸비' 정지훈에게 주전을 내줬지만 단 6자리뿐인 국가대표 선발로 기량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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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상혁과 3년 재계약을 맺었다. 변수 없이 계약 기간을 채운다면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로선 첫 30대 선수가 된다.

지난 7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42회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는 총회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e스포츠를 선정했다. 경기를 끝나고 공동 취재구역에서 만난 이상혁에게 "다음 대회에도 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고, 이상혁은 가벼운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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