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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베가’만 팠다→韓 e스포츠 첫 금메달 ‘스파5’, 44세 김관우의 장인정신 빛났다[SS항저우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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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관우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파이터5’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후 포즈를 취했다. 사진 |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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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민규기자]“7년 동안 한 우물만 팠습니다.”

남들이 뭐래도 꿋꿋하게 한 캐릭터 ‘베가’만을 고집해왔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다른 캐릭터도 해보려고 시도는 했으나 감흥을 주는 캐릭터가 ‘베가’외에는 없었을 뿐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파이터5’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관우(44)의 얘기다. 7년간 ‘베가’만을 연습한 김관우는 아시아를 제패했다.

김관우는 28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스트리트파이터5’ 종목 결승전에서 대만의 시앙 유린에 세트스코어 4-3으로 제압하며 이 종목 초대 챔피언이 됐다. 비인기 종목이란 설움과 열악한 연습환경 등 금빛여정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오직 금메달을 목표로 거침없이 내달린 끝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올라섰다.

경기 후 만난 김관우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모두 쏟아냈다. (시앙 유린이)그 전에 싸워봤고 이겼던 선수이기 때문에 내가 실수를 줄인다면 좀 더 여유롭게 이길 것이라 생각했다”며 “그런데 상대방도 확실히 준비를 많이 해왔더라. 나에 대한 움직임의 버릇 등에 대한 준비를 확실히 해온 건지 정말 어려웠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이겨서 다행이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날 대만 대표 시앙 유린은 ‘루시아 모건’과 ‘루크 설리반’ 두 명의 캐릭터를 번갈아 사용해 맞서며 경기를 풀세트까지 끌고갔다. 반면, 김관우는 대회에서 오직 ‘베가’만을 사용해 정점에 올랐다.

그는 “‘스트리트파이터5’를 시작할 때부터 ‘베가’를 선택해 7년 동안 해왔다. 다른 캐릭터도 해보려고 시도는 했는데 나에게 좋은 느낌을 주는 캐릭터는 없었던 것 같다”며 “여러 캐릭터를 잘하는 것이 분명히 더 장점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는 ‘베가’를 더 연구해서 상대방을 어떻게 공략할까 고민하는 것이 더 즐겁다. 장인정신이다(웃음)”고 활짝 웃었다. 이어 “‘베가’를 선택한 이유는 잘생겼고 아름답다. 그게 매력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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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파이터5’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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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의 금빛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국내 종목사의 지원을 받는 ‘FC 온라인’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달리 ‘스트리트파이터5’는 그러지 못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처럼 전 세계적 인기 게임도 아니다.

그래도 그의 옆에는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 강성훈 감독이 있다. 어려운 연습환경도 강 감독의 노력 끝에 전국 고수들의 도움으로 아시안게임 준비할 수 있었다. 여기에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협회)의 전폭적인 지원도 뒷받침됐다.

김관우는 “결승전 승리 후 기뻐할 감독님 얼굴과 관중석에서 큰 소리로 응원해준 협회 직원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며 “내가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와준 이들이 감독님과 협회 직원들이다.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봤을 때 나도 정말 기뻤다”고 밝혔다.

실제로 강 감독는 아시안게임 준비를 위해 아는 인맥을 총동원, 전국 고수들에게 연락하며 도움을 구했다. 연락을 받은 고수들은 조건 없이 달려와 이들의 금빛여정에 힘을 보탰다. 너무나도 고마웠던 까닭일까. 강 감독은 인터뷰 도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또한, 그는 이를 ‘한국 스트리트파이터의 원기옥’이라고 정의했다.

김관우는 “몇 년 전 게임을 은퇴한 이들조차 감독님이 도움을 요청하면 한걸음에 달려와 주셨다. ‘이 사람은 부르기 힘든 거 아닌가’라 생각했는데 선뜻 연습장소로 와주시고 도와주셨다”며 “지방에 있어 오기 힘든 이들은 온라인으로 도와주셨다. 이들이 없었다면 나는 절대로 금메달을 따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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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파이터5’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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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생, 올해 44세인 그는 한국 e스포츠대표팀 맏형이자, 한국선수단 중 최고령 금메달리스트에 등극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당당히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40대의 희망으로 부상했다.

김관우는 “40대라면 누구나 어릴 적 오락실에서 즐겼던 격투게임의 향수가 있을 것이다. 지금은 예전만큼 손이 잘 안 움직이고 그럴 텐데, 자신감을 갖고 더 열정적으로 연습하면 옛날 실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40대 누구라도 나처럼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실력을 가질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격투게임이 처음에는 접근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많다. 입문자에게 친화적이지 않다는 생각들이 많은데, 최근에 개발사에서 그런 문제점을 많이 개선했다”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으니 꼭 도전해 보길 바란다”고 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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